La Buveuse d’Absinthe, 1901
Huile sur toile - 65,5 x 51 cm
Collection particulière
저 압생트의 초록에.
저 멋진 그림을 오르세에 빌려준 이는 누구일까?
춥고 흐렸던 날
반쯤 닫힌 미술관에서 나를 부른, 오래 기억하고 싶은 그림.
그랑팔레에서 열렸던 에드워드 호퍼의 전시가 끝났다. 78만 4269명이 다녀갔다고 한다.
전시 마지막 날, 관람객들은 전시 입구쪽 정원 한켠을 가득 메우고도 바깥까지 길게 줄을 섰다.
전시를 위해 한 데 모였던 그림들이 미국으로 스페인으로 돌아가는것이 아쉬웠던 나도 잠시 들러 좋았던 그림들에 인사를 했다. 잘 가, 언젠가 또 만나.
흠모했던 교수같은 얼굴의 호퍼에게 감사했다. 살면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순간들, 더운 여름날 도시의 미지근한 바람처럼 똑똑히 겪었으나 뚜렷이 떠오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아련한 순간들, 그 빛을, 공기를, 그렇게 남겨주었음에.
이번 전시 도록의 영문판은 매진되었다고 들었다. 그러면 도록도 다음 쇄를 찍나, 잠깐 궁금했다. 여튼 놀랐다. 45유로나 하는 도록이 매진이라니. 물론 나는 영어가 어려워졌기 때문에 불어판을 샀다.
계산을 하기 위해서 줄을 서 있는데 아이 둘을 데려온 젊은 아버지가 내게 먼저 계산하라며 순서를 바꿔주었다. 바로 내 뒤로 아이들이 그림이 그려진 마그넷을 들고 뛰어왔는데, 여자아이가 "Papa, je l'a trouvé!"하자, 아빠는 "je l'ai trouvé" 라고 고쳐주었다. 여기 아이들도, 그렇게 배우는 불어인가보다. 조동사를 틀려가면서, 동사 변형을 외워가면서. 그 모습이 좋아보였다. 나도 그렇게 아이를 키우고 싶었다.
이월 한 달 동안은 이 그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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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압생트 마시고 싶으다 불붙여서 왠지 울적해 질땐 술이 최고인데. ㅋ 런던기행 읽고나니 약 빤 기분.
뮹이 불붙여 압생트 마시는 모습을 보고싶군. 내 메모가 너무 내 편할대로라 따라가기 편치 않았을텐데. 그래도 읽어줘 고마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