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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outhern couch potato s new year s movie selection (2) 2011/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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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Ocean's Eleven, 2001 (오션스 일레븐) / Steven Soderbergh
크게 흥행한 할리우드 필름들 중에는 본 작품 보다 안 본 작품들이 더 많다. 딱히 싫어하거나 피하는 건 아닌데 평소에 블록버스터류가 극장에 걸려 있는 걸 보고 혼자서 '이걸 보러 가야겠어.' 하고 마음을 먹는 일이 드물기 때문인 것 같다.
나는 매트릭스 시리즈, 배트맨 시리즈, 오션스 시리즈를 본 적이 없다고 말해놓고 겸연쩍어진 적이 각각 한 번 씩 있다. 아주 예전에 매트릭스 시리즈 1편을 본 기억은 있지만 보면서 집중하지 못했던 기억만 남아있고 배트맨 시리즈는 비교적 최근에 다크 나이트를 재밌게 봤다. 그리고 드디어 오션스.
사실 이번에도 아빠와 함께 보려고 골랐던 것인데, 유머와 설정을 적당히 이용해 잘 고안해낸 영화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큰 흥미를 느끼지 못했고 아빠는 빠른 전개와 빠른 자막에 피곤해 하셨다. 조지클루니도 브래드 피트도 줄리아 로버츠도 모두 매우 좋아하는 배우들이지만, 내게는 "cruel intense"나 "up in the air"의 조지 클루니, "Legends of the fall"이나 "Interview with the vampire"의 브래드 피트, 그리고 'Notting hill'이나 'closer'의 줄리아 로버츠 쪽이 훨씬 매력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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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Letters To Juliet, 2010 (레터스 투 줄리엣) / Gary Winick
이 영화의 대외적인 관전 포인트는 아름다운 베로나의 풍광과 거의 원톱이라고 할 수 있는 아만다 사이프리드겠지만 개인적인 관전 포인트로는 클레어 역의 바네사 레드그레이브의 짱 우아한 헤어스타일, 빅터 역의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의 귀여움, 그리고 그리고 그리고 찰리 역의 크리스토퍼 이건의 의상(!)을 꼽겠다.
바네사 레드그레이브가 처음 등장하는 씬에서 그녀의 헤어스타일은 정말 아름다웠다. 나도 그렇게 늙고 싶다. 엄마는 너는 동양인이기 때문에 저런 스타일이 어울리지 않을 거라고 냉정하게 말했고 나도 어느 정도 공감했지만 머리숱 만큼은 자신 있기때문에 잘 관리해서 60이 넘으면 한 번 시도해 보고 싶다. 가엘 가르시아 베르날은 주로 평균 이하의 인품과 평균 이상의 똘끼를 지닌 캐릭터로 자주 등장하는데도 부담스럽지 않고 좋다. 별로 좋아한다는 생각은 안드는데 나와주면 이상하게 반가운 배우랄까.
그리고 찰리의 스타일. 나 이 남자애 말고 옷에 홀딱 반했다. 반바지에 폴로셔츠만 입어도 예쁜건 좋은 옷걸이 덕일지라도 영화 후반 결혼식 장면에서 찰리가 입은 수트는 정말 홀리holy했다. 그런 눈요기를 위해서라면 뻔한 로맨스도 진심으로 즐거운 마음으로 감상할 수 있다. 아니, 그런 눈보신이 있기 때문에 뻔한 로맨스도 즐거운 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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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Steel Magnolias, 1989 (철목련) / Herbert Ross
'steel Magnolia', 'irone butterfly'라는 영어 표현을 좋아한다. 둘 다 신문 정치 면에서 쓰이는 일이 많지만 그보다는 단순하게 영어의 풀 안에 들어있는, 이름도 뜻도 아름다운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름처럼 아름다운 필름이었다. 1980년대 루이지애나의 작은 타운을 배경으로 여러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생활미있게 그렸다. 90년대 초반 비디오가게를 들락거리며 영화를 봤던 사람들에게 무척 익숙할 배우들이 여럿 등장하고, 깜짝 놀랄만큼 젊은 줄리아 로버츠와 킬빌의 무서운 언니 대릴 한나의 청순하던 시절도 엿볼 수 있다. 굳이 비교하자면 먼저 본 '아메리칸 퀼트' 같은 스타일이랄까. 요즘에는 좀처럼 찍지 않는, 찍어도 한국에는 거의 들어오지 않는 소박하면서도 섬세한 '아메리칸 드라마'라 마음에 쏙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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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Salt, 2010 (솔트) / Phillip Noyce
가끔 그런 영화들이 있다. 여러 사람들이 머리를 쥐어 뜯으며 열심히 구상한 시나리오, 은은한 돈냄새를 풍기다 부러지고 깨지고 폭발하는 소도구 대도구 촬영 세트, 어떻게 하면 더 재미있는 영화가 될까 고민했을 감독의 성실함, 그리고 주연 배우 혹은 스턴트 배우가 대신 겪었을 각종 궂은 꼴이 러닝 타임 내내 분명히 전해지는 영화들.
들인 공이 아깝게도 그런 영화 중에 열에 일곱은 재미가 없다. 나머지 셋에 대해서는 주로 '볼만은 하다', '잘은 만들었다', '진짜 고생했다' 라고 말한다. 하지만 열 모두 매력이 없다는 점에서는 매 한가지라고 할 수 있다.
안젤리나 졸리를 원 톱으로 내세운 '솔트'는 '나머지 셋'에 속하는 영화이긴 했다. 그러나 얼음물에서 기어나와 혹한의 숲속을 헤치고 어디론가 달려가는 졸리를 뒤로 한채 올라가는 엔딩 크레딧 - 속편 제작을 향한 감독과 졸리의 열망 혹은 염원 - 앞에서는 한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다.

2011/02/26 19:26 2011/02/26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