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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200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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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프랑스에서 열심히 라디오를 듣던 시절,
칸 영화제 초청작으로 왕가위 감독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상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침사추이 네이던 로드의 버스 정류장 광고판에서 처음, 포스터를 봤다.
처음 본 포스터에 한자로 적힌 제목을 보고도 이 영화인 걸 알아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내가 王家衛, 이 세 글자를 읽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홍콩에서 이 영화를 보는 것도 괜찮았겠다.


이상고온으로 포근한 3월, 서울의 밤.
제목에 걸맞는 때, 자정 즈음 영화 표를 샀다.
오랜만에 혼자 보는 영화였다. 계획했던 커피는 없었지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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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 감독의 이름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누구 영화'라는 이름 표는, 때로는 영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필요치 않은 필터가 되기 때문이다.
극장에 즐비한 영화 홍보 브로셔 가운데 열에 일곱은 영화를 즐기는데 오히려 해가 되듯이.
어쩌다 보니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매번 좋아라하며 보게 되었지만
보고나니 좋았고, 또 보고 나니 또 좋았고, 알고보니 감독이름이 왕가위였던 게지
그 이상의 의미는 내게 없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운 평을 듣는게 아쉽다.
어째서, 왕가위의 '회기'를 두고 사람들은 '퇴보' 운운 하는 걸까.
그가 홍콩에서 만들었던 단편 영화를 모티브로 다시 한번 편안한 이야기를 되풀이 하는 것이
어째서 그렇게 실망스러운 일일까.
왕가위는 자기 취향대로 로맨틱 멜로 하나 못 찍나?
나처럼 그 결과물을 마음에 들어하는 관객도 있는데.
큰 감독의 이름은 때로는 작은 작품들을 짓누르는 힘이 되기도 하나보다.

굳이 중경삼림과, 화양연화와, 2046을 기억속에서 끄집어 내지만 않는다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말랑말랑하고 예쁜 영화다.
데이트하는 커플이 보기에도, 예쁜 영화 좋아하는 여자가 혼자 보기에도.
블루베리톤의 화면과,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인물들과, 편안한 음악.
모두가 바람결도 부드러운 봄 밤에 충분히 어울렸다.
 
기다려보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기다려 주었으면 싶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얼마나 설레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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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so 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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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음향에 무딘 우리나라 관객들이라지만,
가정용 홈시어터만도 못한 롯X 시네마의 음향에 기가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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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위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데, 영화의 국적은 프랑스다.
출자가 프랑스 엥떼, 꺄날 플뤼스 쪽인 모양.
감독은 홍콩, 출자는 프랑스, 제작은 미국. 와 복잡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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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씬에 엘리자베스(노라존스)가 메고 있는 가방,
평범한 디자인에 언뜻 모노그램이 눈에 들어와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엔딩 크레딧 마지막 THANKS TO에 LOUIS VUITTON 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왠지 픽 하고 웃음이 났다.
뷔통씨, 협찬도 해주고 말이야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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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주드 로
...
아아아아아 주드 로



2008/03/15 04:18 2008/03/15 04: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