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기 저편으로 울리던,
정직하고, 다정한 목소리.
예의 까끌까끌하면서도 소년같은 목소리로
그는 너무나 간단한 이야기를 했다.
그 교과서처럼 곧고 당연한 이야기를
그 누구도 내게 해주지 않았더랬다.
어떻게 해야할까
머릿 속으로 파리와 서울을 백번도 넘게 달렸던,
그래서 얼마나 지쳤는지 헤아릴 새도 없이 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야만 했던 내게.
저 멀리서.
그 목소리를 듣고서
나는 차오른 눈물샘을 꾹꾹 누르다가
결국 몇 번은 조금 울었던 것 같다.
올 여름, 평화의 이름으로 떠나는 그에게 신의 가호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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