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 전에 책갈피를 하나 선물받았다.
마침 가지고 있던 책이 1년 전에 민언니에게 물려받은 폴리오판이었는데
쪼꼬만 책에 끼워준 책갈피가 딱 보기 좋아 입이 귀에 걸렸었다. :D<- 이렇게
하지만 읽는 게 너무너무 느린 나는 한 달에 원서 한 권 읽기도 정말 힘들어서
- 뭐 사실 한 두장 읽고 가방 속에 쑤셔 박아놓는게 문제긴 하다. -
과연 이 책갈피를 이번 달 안에 다른 책으로 옮길 수 있을까 싶기도 했다.
그런데, 알고보니 이 책갈피가 마술 책갈피였던거지.
쁘띠 니꼴라 이 쪽 끝에서 저 쪽 끝까지 다 읽는데도 근 한 달이 걸렸던 내가
모디아노를 3일만에 다 읽은 거다.
물론 니꼴라나 이번에 읽은 책의 두께를 보면 뿌듯해 하는 내가 우스워보이겠지만
일단 나는 한국말 읽기 능력조차 심하게 딸리는데다
(그러니 내가 외국 문학을 둘 씩이나 전공한건 사랑으로 신체적 장애를 극복한거나 마찬가지다!)
외국어를 읽을 경우 문제가 더 심각해서 한 번에 단 서너페이지도 못 읽고 던져버린다는 점을 생각했을때
한 번에 몇 시간씩 진득하게 책을 보게 만든 이 책갈피의 능력은 정말 마술이다 마술.
책갈피를 샥 빼서 다음 읽을 책으로 옮겨 끼우는데 기분이 참 좋았다.
이제야 프랑스에서 욕심 껏 사온 뽀슈 판들을 가벼운 마음으로 독서 리스트에 끼워둘 수 있겠다.
작년 6월부터 근 1년동안 나의 손길을 기다려온 우리 귀염둥이들,
안나 가발다도, 보리스 비앙도, 호망 갸리도 모두모두 너덜너덜해질 때까지 사랑해 줄테다♡
고맙다고 말 해야 했는데, 영 입이 안떨어졌다.
다음엔 꼭 제대로 이야기 해야지.
다음엔 꼭 제대로 이야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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