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리가든
에쿠니 가오리
김난주
어릴때부터 만화책은 주로 사서 보았다.
늘 읽던 책을 읽고 또 읽고 하는 식이었기 때문에 빌려 보는 것보다, 사는 편이 훨씬 나았거든.
스무살을 먹고 만화책을 훨씬 덜 보기 시작하면서
만화책 대신으로 사모았던 것이 바로 에쿠니 가오리의 책이었다.
요즘은 꼭 만화를 가지고 돌아다니며 읽는 것 같아 외출할땐 챙기지 않지만,
신간이 나오면 궁금해 하면서 꼭 사 읽곤 한다.
그럴땐 꼭 간식을 사먹는 것 같은 기분이라 가볍고 기분도 좋다.
(나는 군것질을 무지무지무지 좋아한다.)
각설하고,
이 작품은 일본에서는 1994년에 출판된 작품인 모양이다.
현재는 어떤 작품을 쓰는지 잘 모르겠지만,
요즘 일본 문학 붐을 타고 그 붐의 A군에 속하는 에쿠니 가오리의 작품을 하나라도 더 찾아내
출판하고자 공을들이는 - 듯한 인상을 주는 - 소담출판사가 내놓은 또 다른 그녀의 예전 작품이다.
국내 출판사의 출판 순으로 이야기들을 읽어왔기 때문에, 작가의 스타일이 어떻게 변해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작품에는 예전에 읽은 이야기에 등장했던 인물들과 매우 흡사한 인물들로 가득 차 있다.
'웨하스 의자'에 등장했던 여주인공과 비슷한 시즈에, 역시 비슷한 그녀의 애인 '세리자와', '울 준비는 되어있다'에 수록되어 있었던 단편의 주인공 조카와 비슷한 가호의 조카 '쿄코'. 그 외 주인공인 '가호'나 '나카노' 역시 다른 작품들의 인물들과 꽤 닮았다. 하지만 에쿠니 가오리에게 '참신한' 작품을 기대하지 않는 나로서는 그저 그렇구나, 여기고 책을 읽을 뿐이었다.
한가지, 이 작품들을 다 읽고 나면 작가 후기, 작품 해설, 역자 후기가 차례로 나오는데 이 작품 해설이 참 눈여겨 볼 만하다. 내게는 에쿠니 가오리가 여태까지 해온 작품 활동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었던 계기였다. 단순히 세련되고 무료하고 감상적인 도시 여성들의 이야기로 치부하기보다도, 작가가 지금까지 해온 이야기들에 담겨있는 그녀의 시선과 대중으로부터 사랑받는 이유를 쉽게 설명해내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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