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x-huit

from Bon voyage! 2010/11/21 20:44

café de la paix
평화다방

겨울에는 배가 다니지 않는다고 했다. 나는 배멀미를 하는 편이라 꼭 배를 타고 싶은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배를 타고 가다 보면 옛날 '보야르 원정대'에 나온 보야르 요새를 볼 수 있고, 그것을 동생에게 보여주지 못하게 된 것이 아쉬웠다. 바다 위에 작은 케이크처럼 떠 있던 그 요새.
우리는 일 드 레 에 가기로 했다. 한 겨울에 일 드 레 라니, 좋은 생각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지 않을 수는 없었다. 봄에도 여름에도 일 드 레에 가지 않았던 것을 내내 후회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플라스 드 베르덩에서 출발하는 버스를 기다리며 카페 드 라 페 cafe de la paix 에서 차를 마셨다. 차에 일각연이 있는 '살롱 드 떼 salon de thé'가 아니고서는 일반적인 프랑스 카페의 티 서브는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것이 뜨거운 물을 찻주전자에 따로 담아다 가져다 주는 것이다. 잎이든 티 백이든 이미 홍차를 우리기에는 너무 낮아진 온도 때문에 차 맛이 밍밍하기만 하다. 그렇지만 그 방식을 고수하는 카페나 파티스리들이 꽤 많다. 심지어는 서울에 들어온 '폴' 에서도 같은 이유로 밍밍한 바닐라 향 차를 마신 적이 있다.
버스는 제 시간에 오지 않았고 우리는 차를 마시고 나와서도 정류장 벤치에 앉아 한 동안을 기다렸다. 더 있다 나올 걸. 찻잔에서 또 한 풀 식어버리는 밍밍한 차 대신 프티 카페를 시켜야지. 내내 그런 생각을 하며 버스를 기다렸던 것 같다.    


카페 드 라 페, 라 로셸
café de la paix, La Rochel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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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1 20:44 2010/11/21 20: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