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is is just to say

from Le Signet 2008/05/22 00:23


This is Just to Say  

- William Carlos Williams

I have eaten
the plums
that were in
the ice box

and which
you were probably
saving
for breakfast

Forgive me
they were delicious
so sweet
and so cold


각종 레시피가 책의 1/3 을 차지했던 사랑스러운 소설의 마지막에 참 잘어울리는,
주인공의 결혼식에 등장한 축시.

비교적 최근에, 정말 귀엽다고 생각하며 읽었던지라 금방 다시 찾아읽었다.  
나는 '자두시'라고 부르는 , 'This is Just to Say'

소설의 마지막 장을 덮고, 이 시까지 마저 찾아읽고 나니
마치 냉장고에서 막 꺼내 시원한 자두를 한알 깨문 듯 청량한 기분이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한 쌍을 이루는 일이 쉬울리야 없겠지만
그렇게 서로 이뻐하며, 미워하며 함께 이룬 일상속에서,
어느 날 한 사람이 남겨둔 자두 한 알을 홀랑 먹어버린 다른 한 사람이
그 자두 참 달긴 하더라며 장난스레 끄적거린 몇자를 어떻게 미워할 수 있을까.

소설 속 커플이 주고받은 '내가 당신과 결혼하는 이유'도 가관이었지만,
사랑에 가슴 아픈, 혹은 그리운 사람들을 위해서 베껴 올리고 싶은 마음은 꾹 참고
대신 'This is just to say'의 번역으로 마무리.


다름아니라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스
*장영희 번역

냉장고에
있던 자두를
내가
먹어버렸다오

아마 당신이
아침식사 때
내놓으려고
남겨둔 것일텐데

용서해요, 한데
아주 맛있었소
얼마나 달고
시원하던지


2008/05/22 00:23 2008/05/22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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