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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Bon voyage! 2010/02/11 23:11

Chausson aux pommes allongé
긴 사과파이

우리는 배가 고팠다. 아침나절부터 부지런히 문을 열고 샌드위치, 피자, 감자튀김과 키쉬를 한꺼번에 팔고 있던 그 가게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나친 이후로 거리 이름이 세 번 인가 네 번 바뀌도록 그 흔한 빵집 하나를 못 만났다. 마들렌을 지나 콩코드 광장을 거쳐 튈르리 옆 길을 쭉 걸어내려가다 드디어 한 점원이 유리 진열장에 잘 구운 팽 오 레젱을 차곡차곡 쌓고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는 상냥했다. 그 상냥함에 반해 나는 생전 손을 뻗지 않던, 갓 구운 길다란 사과 파이도 달라고 말했다.
투명한 비닐봉투에 우리가 고른 빵 두 개와 세 번도 쓸 수 있을 것 처럼 튼튼해 보이는 흰색 냅킨을 넣어 건네는 그녀는 겨울 파리 사람 답지 않게 생글생글했다. 덩달아 배고픈 우리도 생글생글 웃었다. 바삭바삭한 팽 오 쇼콜라와 한 입 물면 뜨뜻한 사과 절임이 배어나는 긴 사과 파이가 다시 튈르리로 향하는 우리의 잰 걸음에 웃음을 더했다.

앙젤리나
Ange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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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1 23:11 2010/02/11 2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