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 faux printemps 이라고. 앉자마자 펼친 책장에 적혀있었다.
가짜 봄.
덧 없는 봄이라는, 조금은 멋부린 번역이 친절하게도 그 아래 달려 있었다.
뭐 이래, 라고 생각했다.
하필이면, 이라고도.
쓸데없이 타는 추위 때문에 온화한 밤 공기에도 책장이 넘어가질 않았다.
테라스에서 커피는 더 빨리 식었고,
깜빡 잊고 담지 않은 mp3 때문에 나는 더 심심했다.
하지만, 그래서 뜨거운 커피를 한 잔 더 마셨고,
무진무진 좋아하는 딸기 타르트 한 조각을 얻었고,
그 딸기 타르트를 탐낸 옆 테이블 프랑스인 커플과 대화를 나누게 된거다.
커피 두 잔과, 딸기 타르트, 그리고 낯선 이들과의 짤막한 대화의 힘이란.
올 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난 모르겠다.
내 심장이 올 봄에도 습관같은 착각을 하는 걸까.
분명히 내일 아침에도 생각나겠지만,
오늘 밤은 괜찮다.
커피 두 잔과 딸기 타르트, 낯선 전화번호 세 개로,
버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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