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아침

from La Table 2008/02/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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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간을 들여 준비해도 좋은 일요일 아침.

물론 나는 막 자고 일어나서도 많이 먹는(...) 아이기 때문에
먼저 데리야끼 소스에 재워둔 닭 가슴살과 야채로 샌드위치를 해서
오렌지 주스와 원샷(!)한 다음,  

2차로 어제 구워둔 스콘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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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스러운(!) 어젯밤 구운 포실포실한 스콘.
내가 홀리 북으로 모시는 마리 베리 여사님의 데본샤이어 스콘 레시피를 썼다.

지금까지 서너차례 구워온 스콘들 가운데 가장 잘 나왔다.
생각없이 계란을 레시피대로 막 집어넣은 데다
최규랑 전화로 수다 떨면서 너무 오래 치대는 바람에 맛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설탕은 아끼고 버터를 넉넉하게 넣었더니 다행히 퍽퍽하지 않은 에이스맛 스콘이 나왔다.
솔직히, 내가 구운 스콘 먹고 스스로 괜찮다고 느낀 건 처음이다(!).
다음에는 계란을 하나만 쓰고 우유를 더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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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러브리러브리 딸기.
왠만하면 딸기를 반으로 가르지 않는데 너무 커서 곱게 갈라 담았다.
마트에서 열심히 킁킁대며 산 덕분에 맛있는 딸기를 먹을 수 있었다.
 
아- 사랑스러운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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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핸드 믹서가 필요하다.
나는 정말정말 거품 만드는데 소질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이 생크림 만드느라 팔 빠지는 줄 알았다.
아 오늘도 실패구나 기분이 물그죽죽해지려는 순간 나타난 저 보드라운 자태.

백화점에서 정말 고민해서 산 프레지당 생크림인데
- 겨우 200미리 들어있는 용량에 900미리 들어있는 국산 사워크림이랑 가격이 비슷했다! -
다행히 맛이 좋았다. yum~♥

스콘에는 생크림과 과일잼,
딸기에도 생크림 ♡

슬슬 딸기가 많이 나올 철이니 다음에는 국산 사워크림도 사다 먹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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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의 일상이 즐겁지 않은 건
아침에 여유가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혼자라도 식탁에 앉아서 오렌지주스랑 커피, 홍차를 늘어놓고 먹는 서양식 아침이나,
따끈하게 끓인 국에 밥을 먹는 한국식 아침상은
어느 쪽이나 차분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백수가 아닌 한 매일 아침마다 이러고 있기는 어렵겠지만
밥 대신 잠을 택해야 하는 끔찍한 고교생의 일상이 다시 돌아올 리는 만무하고
이제 내 일상은 내가 챙길 수 있는 나이인 만큼
주말이면 스스로 이런 여유를 부리는 것도
지루한 어른의 일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2008/02/18 00:02 2008/02/18 00: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