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te-cinq

from Le Cinéma 2009/08/2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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墮落天使
타락천사
/王家衛 (왕가위)

왕가위의 영화를 관통하는 감성은 '쓸쓸함'이라 생각한다. 왕가위 감독의 이야기에 일관되게 흐르는 전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이나 이루어진 사랑의 격렬한 행복, 배신이나 복수가 보여주는 처절함와 같은 강렬하고 극단적인 희노애락이 아니다. 홀로 와서 홀로 떠난다는, 누구나 본질적으로 하나의 개체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이, 바로 왕가위의 영화를 엮는 기본적인 씨실이다. 그래서 그렇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을 앞에 두고도 손을 뻗지 않는 그이나, 자신을 향해 뻗은 손을 보고도 서글한 웃음만 짓고 마는 그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왕가위의 인간들은 모두, 천애고아다.
왠지, 이 영화를 보고야 왕가위를 조금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성무의 연기와, 중경삼림과 겹치는 엔딩이 아름다웠다.   
2009/08/20 12:36 2009/08/20 1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