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 아가씨

from Le Cinéma 2008/12/0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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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백 아가씨
                                     -Lady Camellia 



헤일 수 없는 수 많은 밤, 수많은 낮을, 생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 속에서 지내셨단다.
그런 가운데서도 허물어져가는 육신을 붙들어 끝끝내 아픈 생을 살아견디신 할머니의 노래는,
어쩌면 허물어져가는 정신을 붙들어야 할 우리 세대에게 보내는 빨갛게 멍이 든 동백꽃이리라.

그 사무친 삶의 담담한 회고 앞에서 나는 그저 듣고 보는 사람이었고, 내내 무력했다.
제대로 담아나 두었는지.

어쩔 도리가 없는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탓할 것은 그리 타고난 팔자 뿐이었을까.
피를 쏟는 고통과 슬픔의 젊음을 살아 낸 끝으로 스러져가는 노년만이 남았다.
역사의 뒤안으로 짧아져가는 그분들의 그림자를 그래도 알아는 두었으면.    
 
이러한 작업을 계속 해 온 박정숙 감독이 고마웠다.
역시 영상하는 사람들이 똑똑하고, 행동력도 있다 :)




*
소록도는 전라남도 강진에 속하는 곳이고, 그곳 분들은 우리 할머니대의 초 고난위도 전라도 말을 쓰신다.
그래서인지 한국말에 한글 자막이 달려 나오더라. 하지만 외할머니 덕분에 고급 수준의 전라도 사투리를 제2국어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나는 자막을 보지 않고도 할머니가 사용하시는 어휘의 98% 가량을 이해하는 놀라운 청취력을 보였다. 으하하


 


2008/12/04 01:03 2008/12/04 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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