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살리토 (SAUSALITO)

from Le Cinéma 2008/02/0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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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살리토 (SAUSALITO)
유위강 감독
장만옥 여명


소살리토에 처음 간 건 내가 열 여섯살 때,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엘에이를 살짝 끼워 캘리포니아를 여행했던, 내 첫 미국행이었다.
내가 그 곳을 갔던 해에, 샌프란시스코는 시애틀을 제치고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1위에 꼽혔었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 청명하고 아름다운 도시는 내 각막 속에 깊이 박혀 오랫동안 꿈 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기회가 있다면 그 도시에서 매일 아침 커피를 한 잔 사들고 털털하게 웃던 그 마크처럼 하루를 시작해 볼 수 있었으면 했다.

소살리토는 그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아름다운 언덕에, 나무와 아름다운 주택들에 둘러싸인채 자리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소살리토를 비추는 오후의 빛과 나무 그늘을 구경했다.  
그 서늘한 바람과 맑은 풍경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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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고 싶어했던 영화 '소살리토'를 봤다.
최근에야 보고 너무너무 좋아했던 첨밀밀의 세번째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인데
주연 남녀배우가 같다는 점 말고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절묘하다 못해 입안에 달콤함이 핑 돌만큼 매력적이었던 '첨밀밀'에 비하면
영화의 구성 자체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나는 그저 '소살리토'가 보고 싶었기에 열심히, 즐겁게 봤다.

구십년대 후반, 이천년대의 초입.  
딱 내가 열여섯에 다녀왔던 즈음의 샌프란시스코가 담겨있어 좋았다.
 
장만옥은 중국 본토보다는 홍콩, 홍콩보다는 미국 이쪽 저쪽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녀에게는 뉴욕도 잘 어울렸고, 날씨 좋은 샌프란시스코는 더더욱 잘 어울렸다.
엄마는 정말 평범하다는 그녀가, 내 눈에는 왜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만약 원하는 곳에 집을 가질 수 있다면?
이라는 질문에
맨하탄 어퍼 이스트나 그리니치 빌리지의 로프트를 거쳐
(뉴욕에서 '일'을 하게 되지 않는 한, 일 없이 맨하탄에 사는 건 너무 불행하다.)
프로방스의 작은 집을 꿈꾸게 되기 전,
나의 대답은 소살리토 였다.

지금도 소살리토는 내가 지내고 싶은 곳 다섯 내지는 열 에 너끈히 들어가는 곳이지만,
언제나 다시 그 곳을 스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보고싶다.
'나의' 샌프란시스코






2008/02/09 21:14 2008/02/0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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