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n voyage!'에 해당되는 글 32건

  1. sept 2010/03/13
  2. six 2010/03/03
  3. cinq 2010/02/28
  4. quatre (2) 2010/02/15
  5. trois 2010/02/15
  6. deux 2010/02/12
  7. un 2010/02/11
  8. 벌써 2년 (2) 2008/06/23
  9. 우리 집 앞에 에르네스 홍대점 2008/02/16
  10. 과일 바스켓 2008/02/12

sept

from Bon voyage! 2010/03/13 20:25

un café ⅰ
커피ⅰ

나는 커피에 길들여진 도시인이다. 꼭 술이, 담배가, 약이, 섹스가, 도박이 아니더라도 내가 무언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닿는건 좀 씁쓸한 일이더라.
나는 늘상 커피를 마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오전에만 통역 수업이 네시간 일 때, 점심 후에, 그리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밤 조용히 즐거워하며.  
커다란 바닐라 라테가 라테가 되고, 라테가 아메리카노로, 아메리카노가 설탕을 넣은 에스프레소가 되었을 때 나도 다 컸군 생각했다. 그런데 설탕을 넣은 에스프레소가 설탕을 넣지 않은 에스프레소가 되고, 에스프레소 도피오가 되더니 이제는 가끔 이탈리안 스트롱 커피 맛을 떠올린다.
그 따끔따끔한 씁쓸함과 시큼함.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
sant' Eustachio il caf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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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13 20:25 2010/03/13 20:25

six

from Bon voyage! 2010/03/03 00:03
coing&rose
마르멜로,장미

딱 한 개로 충분한 그 맛을 알면서도 여섯개를 골라 담은 건 욕심이었겠지만.
아침 뉴스의 일기예보를 기다리며 깨물었던 산호색 마카롱에서는 은은한 장미향이 났다.
아, 어쩌면.




피에르 에르메
Pierre Herm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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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3/03 00:03 2010/03/03 00:03

cinq

from Bon voyage! 2010/02/28 19:41

Tu ne saura jamais que je t'aime t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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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 petit petit petit frère aux citrons
chez Babington
Rome

2010/02/28 19:41 2010/02/28 19:41

quatre

from Bon voyage! 2010/02/15 23:04
pâtisserie tunisienne
튀니지 과자가게

'그러나 꿀을 넣은 과자의 본고장은 루쿰 사탕과 마크로드, 그리고 뿔 모양의 가젤이 있는 아랍지역이다. 튀니지의 시디부사이드의 테라스에서 그 맛있는 튀김 과자를 맛본 사람이라면 그 즐거움을 잊을 수 없을 것이다.'
- 창해 ABC북  '꿀' 편

생 미셸 뒷골목 튀니지 과자 가게 앞은 아무래도 무심히 지날 수가 없다.
수 가지 모양과 수 가지 빛깔의 낯선 과자들을 들여다 보며 그 수 가지 맛을 상상하기에 바쁘다.
진열장 밖 내 눈을 가장 오래 잡아둔 것은 무척 딱딱해 보이는 노란색 꿀과자들이다.
그러나 여전히 나는 그 과자 가게 안으로 들어갈 생각은 않는다. 모르는 그 곳으로는.
익숙한 침대에 누워 읽은 오래된 책 속 글 줄에 그 꿀과자들을 다시 떠올렸다.

생 미셸
Saint Mich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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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5 23:04 2010/02/15 23:04

trois

from Bon voyage! 2010/02/15 01:07
Soupe de nouilles aux raviolis de crevettes
새우 완탕면

홍콩에 돌아가면 완탕면을 먹고 싶다던 성룡의 이야기. 홍콩 웡치키에서 완탕면을 먹은 일은 까마득하게 잊고 있었지만, 그보다 더 오래 전에 유럽에서 먹은 몇 그릇의 새우완탕 면은 금새 생각이 난다. 그 중 세 그릇쯤은 생 미셸의 미라마에서 먹었지 싶다.
달달한 국물과 꼬깃꼬깃 엉킨 면이 너무 동양적이라, 동양인인 나는 그 새우완탕 면을 좋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한다면, 누군가는 또 네가 이상한 소리를 하는구나, 그렇게 웃겠지만.
그 따뜻하고 달큰한 국물이 담긴 중국 스푼을 들고 나는 새삼 내가 동양에 매료된 동양여자라는 사실을 깨달아 웃는다.

미라마
Mira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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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5 01:07 2010/02/15 01:07
Tag //

deux

from Bon voyage! 2010/02/12 21:05

L'orangerie, jeux de paume
오랑주리, 공놀이*

사실 주 드 폼 이라는 이름은 테니스의 전신이 되는 공놀이를 이르는 말일 뿐인데. 이상하게도 그런 사소한 이름들이 마음을 끈다. 거대한 조각상이 무심히 서 있는 주 드 폼 미술관 앞을 가로질러 오랑주리로 향했다. 내가 프랑스에 머물 던 그 한 해 동안 꼬박, 오랑주리는 공사중이었다.
아름답고 조용한 얼굴을 하고 있던 오랑주리의 그 방에서 따뜻한 물 냄새를 맡았다. 흐리고 비가 한 두 방울 떨어지던 그 날의 습도와 희고 푸른 방을 드나들던 사람들의 온기가 내게 그런 착각을 선사했으려니, 좋은 우연이었다.
님페아를 본 것은 처음이 아니었지만, 오랑주리의 님페아를 보고서야 나는 비로소 지베르니가 궁금해졌다.

오랑주리 미술관
Musée de l'Oranger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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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2 21:05 2010/02/12 21:05

un

from Bon voyage! 2010/02/11 23:11

Chausson aux pommes allongé
긴 사과파이

우리는 배가 고팠다. 아침나절부터 부지런히 문을 열고 샌드위치, 피자, 감자튀김과 키쉬를 한꺼번에 팔고 있던 그 가게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나친 이후로 거리 이름이 세 번 인가 네 번 바뀌도록 그 흔한 빵집 하나를 못 만났다. 마들렌을 지나 콩코드 광장을 거쳐 튈르리 옆 길을 쭉 걸어내려가다 드디어 한 점원이 유리 진열장에 잘 구운 팽 오 레젱을 차곡차곡 쌓고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는 상냥했다. 그 상냥함에 반해 나는 생전 손을 뻗지 않던, 갓 구운 길다란 사과 파이도 달라고 말했다.
투명한 비닐봉투에 우리가 고른 빵 두 개와 세 번도 쓸 수 있을 것 처럼 튼튼해 보이는 흰색 냅킨을 넣어 건네는 그녀는 겨울 파리 사람 답지 않게 생글생글했다. 덩달아 배고픈 우리도 생글생글 웃었다. 바삭바삭한 팽 오 쇼콜라와 한 입 물면 뜨뜻한 사과 절임이 배어나는 긴 사과 파이가 다시 튈르리로 향하는 우리의 잰 걸음에 웃음을 더했다.

앙젤리나
Ange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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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11 23:11 2010/02/11 23:11

벌써 2년

from Bon voyage! 2008/06/2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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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그대.
잘 있나요.

언제쯤 만날 수 있을까요.
나를 알아는 볼까요.


 




 

2008/06/23 22:42 2008/06/23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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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이 아이스크림이 정말정말정말 그리웠다.
나는 이런 디저트를 원했단 말이야-.
아이 원 유! 아이 원 유!
(WWF 모드로)

이탈리아에서 먹은 젤라또보다 훌륭했던 우리 동네 글라스
 정말로, 전 유럽에서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겨울엔 문을 닫는데 노엘시즌에만 한 일주일쯤 연다.
물론 나는 미리 여는 날짜를 수첩에 적어놨다가
정확히 그날 학교 끝나자마자 시내로 달려가서 사먹었다.
내가 말이야, 이런 글라스를 파는 동네에 살았던 사람이란 말이지.

아, 진짜 에르네스 한국 분점 내고 싶다.



2008/02/16 01:06 2008/02/16 01:06

과일 바스켓

from Bon voyage! 2008/02/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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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티 프루츠?
아마 'assorted fruits'라는 뜻이겠지.

 한 바구니에 오 유로 오십 상팀
 아 비싸다.

싸고 맛있는 과일이 지천에 널린 서유럽에서,
그것도 과일이 제일 싼 스페인에서
이걸 돈 주고 사먹어야 했을까.

하지만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예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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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예뻐서 한동안 들여다보고만 있었다.
정말 보고만 있어도 딸처럼 사랑스러웠다.
리사 오노의 과일 샐러드 (Salade de fruits) 라는 노래가 생각날 만큼

'Salade de fruits, Jolie Jolie
Tu plais à mon père Tu plais à ma mère'

샐러드는 아니지만,
아 과일 바스켓아, 넌 정말 예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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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겁이 많아서 보기만 하고
먹는 건 용감한 내 친구가 먼저.

두 개 들어있었던 딸기가 제일 맛있고
라즈베리는 아예 시든지 좀 달든지 했으면 싶었고
블루베리는 그냥 블루베리 맛
저기저 익은 라즈베리는 먹지 않았다.
주황색 열매도 맛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절대 먹으면 안되는 건
저 가운데 빨갛고 동글동글 매끄러운 열매
맛을 본 친구가 혀를 차며 절대 먹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그 후로 지금까지도
가끔 케이크 위에 데코레이션으로 올라가 있는 저 열매를 발견하면
절대 먹지 않고 원하는 사람을 주거나
예쁜 걸 좋아하는 애들 접시에 올려준다.흐흐흐



2008/02/12 18:15 2008/02/12 1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