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초부터 나를 죽어라 압박했던 발표들(!)과 레포트들(!),
시험 기간에 엎어진 세편의 졸업 레포트(ㅅㅅ!)
달프 포함 금토일월화수 6일 연짱 영문도 모르고 (...) 봤던 시험들.
결국 되는대로 닥치는대로 다 헤쳐나왔다.
이제 남은 건 전공시험 하나와 레포트 하나.
사실 지금까지도 잘거 다 자고 해먹을거 다 해먹으면서 시험보고 발표하고 레포트 써제꼈지만,
뭔가 이제 한숨 돌려도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흥분을 주체하지 못하고
교보문고에 달려가서 여행준비 용으로 볼 책을 하나 사고
프랑스와 서울 곳곳으로 보낼 크리스마스 카드들을 고르고
진짜 예쁜 2008년 달력과 내일 엄마에게 써 보낼 엽서를 충동구매하였다.
본래의 계획은 그 다음에 보네스뻬에 가서 타르트랑 커피를 마신 다음 기운을 내서
삼청동으로 걸어 올라가 진선 북까페에 가보는 것이었는데
민언니의 부름으로 강남으로 턴, 정말 오백년만에 압구리에 다녀왔다.
일 할때는 일주일에 네번씩 드나들었던 동네였지만 영 피곤하고 싫었는데
놀러 가니까 좋더라 :D
뭐든지 비싼 동네라 똑같은 걸 두배씩 내고 마시는 것 같은 느낌이었지만
드립 커피도 아닌 무려 핫초코를 리필받고자 하는 뻔뻔함을 발휘, 성공한 덕분에
정말 핫초코 두 잔 값에 두 잔을 마셔 뭔가 해낸 느낌이었다.
그리고 페이퍼가든 핫초코는 아주 맛있다 :)
돌아오는 길에는 조금의 고민을 안고 신촌에서부터 집까지 걸어야 했지만
결론은 좀 더 독하게, 열심히 움직여야 겠다는 것이었으니
나쁘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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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배동에서 좌절스러운 달프 시험을 보고
결과에 대해 생각하지 않기 위해 애써 노력하며 몇 주 전부터 벼러온 서래마을로 직행하였다.
목적은 단 하나, 서래마을 빠리 크로와상.
원래 '빠리 바게뜨'나 '빠리 크로와상'이나 그 나물에 그 밥상으로 냉동 도우를 받아 매장에서 구워파는지라
발길 끊은지 벌써 몇년이 되가지만 단 한 군데 서래마을 빠리 크로와상은 예외다.
간혹 브랜드 이미징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베이커리만 찾는데,
사실 빵의 질을 따지면 동네 베이커리라도 제빵사, 제과 기능장 아저씨 아줌마가 손수 빵을 만드는
소박한 제과점 빵들이 훨씬 낫다는게 나의 빵론이다.
공장에서 만들어지는 냉동 도우는 영 찝찝한데다 아무리 관리를 잘해도 절대로 신선할 수는 없다.
동네마다 아파트 상가마다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베이커리 체인점 때문에 동네 빵집이 죽어나는지라 손맛있는 제빵사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이미 유명하지만, 서래마을 빠리 크로와상은 프랑스인 제빵사가 직접 빵을 만든다.
고로 매장 구석에 체인에서 들여온 몇가지 빵들을 제외하면 대부분 그날 만들어 그날 다 팔린다.
오후 늦게 가면 몇가지 빵이 없을 정도라니까 굉장한 거다.
(열두시쯤 갔는데 이미 바게뜨는 다 떨어져가더라.)
개인적으로는 프랑스에서 먹던 올리브 빵이나 타르트들을 사먹을 수 있어서 좋고,
가격도 '까페 빠리 크로와상' 수준으로 보통 빵들보다는 살짝 비싸지만 빵맛이 배로 실해 돈이 전혀 아깝지 않다.
게다가 오늘은 프랑스에서 돌아와서 처음으로 간 서래마을이었고 (이유1)
달프를 망쳐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던데다 (이유2)
도서관에서 아마도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동생 몫까지 산다는 명목으로 (이유3)
빵을 두 봉지(!)나 가득가득 샀다.
늘 바쁘신 동생님 몫으로는 감자 고로케, 카레 깡빤뉴, 햄 브레드, 밤 타르트를,
욕심사나운 나는 올리브 푸갸스, 프람보아즈 타르트, 올리브 빵, 밀크 치즈 머핀, 시나몬 번을 골랐다.
여기서 우리 남매의 식성을 제대로 비교할 수 있는데 나는 담백하거나 달거나 치즈가 들어간 빵을 좋아하고 내 동생은 느끼하거나 짭짤하거나 치즈가 없는(!) 빵을 먹는다. 언젠가 엄마가 '새깽이(;)라고 둘 있는 것들이 입맛이 정반대라 맞추기 정말 힘들다'고 말씀하신 적도 있다.
아무튼 남들 보기에 근 4~5일 분의 간식이 든 비닐봉투로 무장하고 - 나는 하루 이틀이면 다 먹지만; -
2층으로 올라가서 커피를 마시려는데, 또 여기서 브런치 메뉴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주문하고 말았다.
하지만 정말이지, 사천원짜리 커피 앞에서 팔천원, 심지어는 이동통신사 할인혜택으로 칠천원 선이면 먹을 수 있는 브런치 세트를 그냥 지나치기는 힘들다! 거기다 커피가 포함이 되는데!
어쨌든, 결국
파프리카를 많이 넣은 오믈렛과 달달한 콘 수프, 올리브유에 소금으로만 드레싱을 한 샐러드에 소프트 베이글 - 이라지만 이건 도우를 삶긴 삶은건지 그냥 뺑드미 (pain de mie)수준의 그냥 흰빵 - 반쪽, 커피 한잔이 나오는 브런치 세트로 점심을 먹었다. 물론 기다리는 동안 빵 봉투를 그냥 두지 못하고 올리브 푸갸스를 꺼내서 1/4만 남기고 다 뜯어먹는 만행도 저질렀다.
함께 간 뮹언니는 니스풍 야채 스튜를 시켰는데, 작은 스튜 그릇에 수란을 올린것이 너무너무 귀엽고 맛도 좋았다. 설탕 단맛을 좋아하지 않는 언니가 알수 없는 캐러멜 풍 시럽을 마구 끼얹은 프렌치 토스트를 몇조각 뜯어먹고 남겨서 그것도 내가 커피와 먹어 주었다.
학교에 가서 동생에게 빵 봉투를 전해주고 엄마와 열심히 수다를 떨며 집으로 돌아왔다.
늘 보기만 하고 먹질 못하는 예쁜 허니 점보 토스트를 다음에는 꼭 먹자고 다짐하며 사온 빵들을 늘어놓는데 정말 기분이 좋았다. 차곡차곡, 까페에서 돈 쓰지 말고 집에서 공부하며 열심히 먹어야지 :)
가끔 이런 밤이 있다.
할 일이 너무 많아서 열에 들뜬 기분
잠은 안오는데 일에 손을 대기는 싫고,
손을 대도 영 읽히지도, 써지지도 않는다.
빌어먹을, 평생 좋아라 하며 이쁜 책들이나 열심히 읽으면 됐을 걸.
문학이고 나발이고 뭐 좋다고 쫓아다님서 이 고생인가.
문학을 전공하며 드는 생각은,
음악을 전공으로 택하지 못하기를 참 잘했다 와
절대로 요리를 업으로 삼아서는 안되겠다.
적당히 좋아했던 문학이기에 망정이지
문학이 최고 좋았더라면 나는 진작 미쳐 머리에 꽃꽂고 영원한 미소를 타고 올라가 투신했을거다...
아홉 날 어려운 줄 모르고 꿈을 꾸다가도 딱 하룻 밤 이렇게 힘이 들더라.
누가 곁에 있으면 더 나았을까 헛생각도 드는데,
사실 곁에 있어도 이럴때는 전혀 도움 안된다는 걸 이미 잘 안다.
다 내 할 탓이라고. 누가 안 그랬나.
발전이란건 때로 정말 고통스러운 일이다.
겨우 안착했다고 생각한 자리에서 내채여 쫓겨나
또 저만치 떨어져있는 오르막길을 헉헉대며 올라간다.
안 그래도 등산이랑 달리기에는 소질이 없는 나는 눈물이 핑 돈다.
결국 빈둥댔으니까, 내일은 뭐 하나라도 마치고 자자.
올해는 그냥 넘어갈 줄 알고 미리 좋아했더니 몇일 잠 못자고 스트레스 받은 결과 영락없이 달라붙은 감기군.
더불어 입안까지 헐어주셨다.
처음에 조그맣게 패였길래 내 회복력으로 금방 낫겠지 생각했는데 점점 커지더니 가만히 냅둬도 아픈 지경에 이르러 결국 약을 샀다. 강력한 추천을 받아 산 처음 보는 약인데, 면봉에 찍어 발랐더니 입안이 얼얼하도록 아프다. 그렇지만 빨리 낫는다니까, 아침 저녁으로 열심히 찍어바르기로 했다.
아무튼, 각혈을 하듯이 기침을 해대고 어금니까지 갈아가며 재채기를 해대는 통에 괴롭다. 오늘 아침에는 재채기를 하면서 이를 잘못 부딪히는 바람에 진짜 이가 깨지는 줄 알았다. 맙소사!
하지만 진정 괴로운건 어슬렁어슬렁 놀러나갈 수도 없고 아이스크림도 못먹는다는 사실. 이게 최고 괴롭다. 냉동고에 요거트 아이스크림도 있고 바닐라 아이스크림도 있는데! 목감기만이라면 아이스크림이 효과가 있겠지만 젠장, 기침이 너무 심하다. 옆집에서 들으면 폐병 환자가 사는 줄 알 정도. 아이쿠.
시험과 감기. 이제는 방학 같지도 않은 방학으로 마음도 편치 않은 날들이 술술 흘러가고 있다.
모두, 감기 조심 합시다!
손목 언저리에서
언뜻
아침에 뿌린 향수냄새가 났다.
1년도 더 된 일인데
그 순간 바로 그 호텔에서 먹었던 아침이 떠올랐다.
올 겨울엔 꼭 여행을.
1 : 겨울에는 한식
어제 잔뜩 장을 봐와 냉장고가 가득 찼다.
오랜만에 한식 만들기.
요즘 아침에 통 입맛이 없어 자주 걸렀는데, 좋지 않은 것 같아 아침 식사 용으로 소고기 무국이랑 달걀을 삶아 넣은 돼지고기 장조림을 만들었다. 겨울이니까, 아침은 따뜻한 국에 밥이 든든하고 속에도 좋을 것 같다.
가을 겨울엔 무가 참 맛있다.
추운 날 푹 끓여 살짝 달달해진 매운 무국만큼 좋은 게 또 있을까.
날이 더 추워지면 감자 수제비도 끓여먹고
동생이 좋아하는 카레도 한번 해야겠다.
2 : 간식 준비
허니 오트 베이글이 없어 대신 사온 호두 베이글이 생각보다 맛있다.
샌드위치 용으로는 흰 빵 보다는 잡곡 식빵이나 플레인이 아닌 베이글이 좋다.
한참 안해먹은 샌드위치가 생각나서 재료를 넉넉히 샀으니
당분간 공강있는 날 점심은 집에서 내린 커피와 샌드위치다.
새로 산 텀블러의 보온성이 생각보다 좋아서, 꽤 오랫동안 차가 따뜻하다.
커피를 진하게 내려서 학교에서 뜨거운 물을 섞어 마시면 아주 뜨뜻할 것 같다. 후훙.
날을 잡아서 화이트 초콜렛이랑 블루베리로 쿠키랑 머핀도 만들고 싶은데
쏟아진 발표와 에세이 때문에 도무지 여유있게 부엌을 어지를 수가 없다.
언제쯤 블루베리 스콘이랑 머핀을 산더미처럼 쌓아놓고 간식시간을 가질 수 있을까.
나에게 간식을 만들 시간을 달라!
3 : pause café
선물받은 원두들이 모두 아주 씁쓸한 bold, 아님 extra bold(!)라서 늘 물을 끓여 섞어마셨는데
최근에 내게 가장 잘 맞는 물과 커피의 비율을 찾았다.
요즘 차는 매일 한 두 주전자 정도 마시고 있다.
선물로 매우 똘똘한 일본 녹차가 들어와 애용하고 있고
포숑 프레스티쥬 애플은 언제나 사랑스러우며
마리아쥬 프레르의 실론도 밀크티 용으로 아주 좋다.
몇일 떨어졌던 우유가 돌아왔으니 이제 부지런히 밀크티를 마시쟈~.
1
드디어 새 텀블러와 커피 프레스 장만!
이제 아침마다 커피값 모아서 부자 되야지 :)
2
사실 서로 '안다'고 말하기도 쑥쓰러운 사람이었는데,
활짝 웃으며 다가와 먼저 인사를 건넨 그녀가 얼마나 예쁘던지.
밀려드는 과제와 발표와 시험'들'과 작업 마감이 나를 괴롭게 할지라도.
아름다운 11월, 불행하지는 말지어다.
아하하하하하하...아아아-.
:D
무려 11월 초에
크리스마스 룩 완성!
초 - 비싸고 - 예쁜 니트 질렀다아-.
서른 세살까지 입어 본전을 찾겠어요.
1
하루종일 말을 너무 많이 했더니
하루종일 배가 고프다.
말로 다이어트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어.
아 작업은?
...
2
너는 거기서,
나는 여기서
그렇게 살아.
아무리 서글퍼도
그런 건가봐 .
3
안쓰러움.
보듬고픈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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