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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과일 바스켓 2008/02/12
  2. 서울의 보물, 안녕 안녕 2008/02/11
  3. 소살리토 (SAUSALITO) 2008/02/09
  4. 새해에는 2008/02/08
  5. À bientôt 2008/02/06
  6. are you okay? 2008/02/03
  7. 미야베 미유키와 함께한 새해 2008/02/01
  8. 못 찾은 책 찾아드립니다. 2008/01/28
  9. 겨울, 두번째 여행. 2008/01/19
  10. 행복한 순간 2008/01/16

과일 바스켓

from Bon voyage! 2008/02/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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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르티 프루츠?
아마 'assorted fruits'라는 뜻이겠지.

 한 바구니에 오 유로 오십 상팀
 아 비싸다.

싸고 맛있는 과일이 지천에 널린 서유럽에서,
그것도 과일이 제일 싼 스페인에서
이걸 돈 주고 사먹어야 했을까.

하지만
사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예뻤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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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너무 예뻐서 한동안 들여다보고만 있었다.
정말 보고만 있어도 딸처럼 사랑스러웠다.
리사 오노의 과일 샐러드 (Salade de fruits) 라는 노래가 생각날 만큼

'Salade de fruits, Jolie Jolie
Tu plais à mon père Tu plais à ma mère'

샐러드는 아니지만,
아 과일 바스켓아, 넌 정말 예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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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는 겁이 많아서 보기만 하고
먹는 건 용감한 내 친구가 먼저.

두 개 들어있었던 딸기가 제일 맛있고
라즈베리는 아예 시든지 좀 달든지 했으면 싶었고
블루베리는 그냥 블루베리 맛
저기저 익은 라즈베리는 먹지 않았다.
주황색 열매도 맛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절대 먹으면 안되는 건
저 가운데 빨갛고 동글동글 매끄러운 열매
맛을 본 친구가 혀를 차며 절대 먹지 말라고 했다.

그래서 그 후로 지금까지도
가끔 케이크 위에 데코레이션으로 올라가 있는 저 열매를 발견하면
절대 먹지 않고 원하는 사람을 주거나
예쁜 걸 좋아하는 애들 접시에 올려준다.흐흐흐



2008/02/12 18:15 2008/02/12 18:15

숭례문 안녕, 안녕.

서울에서 3년을 보냈지만
정작 단 한번도 그 안에 들어간 적이 없다.

무심하게 흘려보낸 나날들.
그리고 오늘 까맣게 타 무너진 우리의 국보 1호.

후회한다.
딱 한 번이라도 그 근처로 부러 걸음이나 해볼 걸.
잘못했다. 정말.

영화같은 텔레비젼 화면을 쳐다보며 잡생각이 많았다.


안녕, 안녕
서울의 오랜 대문아.




2008/02/11 02:45 2008/02/11 02:45

소살리토 (SAUSALITO)

from Le Cinéma 2008/02/09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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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살리토 (SAUSALITO)
유위강 감독
장만옥 여명


소살리토에 처음 간 건 내가 열 여섯살 때,
샌프란시스코를 중심으로 엘에이를 살짝 끼워 캘리포니아를 여행했던, 내 첫 미국행이었다.
내가 그 곳을 갔던 해에, 샌프란시스코는 시애틀을 제치고  미국인이 가장 살고 싶어하는 도시 1위에 꼽혔었다.
꼭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그 청명하고 아름다운 도시는 내 각막 속에 깊이 박혀 오랫동안 꿈 속에서 잊혀지지 않았다. 기회가 있다면 그 도시에서 매일 아침 커피를 한 잔 사들고 털털하게 웃던 그 마크처럼 하루를 시작해 볼 수 있었으면 했다.

소살리토는 그 샌프란시스코의 가장 아름다운 언덕에, 나무와 아름다운 주택들에 둘러싸인채 자리하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소살리토를 비추는 오후의 빛과 나무 그늘을 구경했다.  
그 서늘한 바람과 맑은 풍경을 기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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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보고 싶어했던 영화 '소살리토'를 봤다.
최근에야 보고 너무너무 좋아했던 첨밀밀의 세번째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인데
주연 남녀배우가 같다는 점 말고는 아무런 연관성이 없다.
절묘하다 못해 입안에 달콤함이 핑 돌만큼 매력적이었던 '첨밀밀'에 비하면
영화의 구성 자체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나는 그저 '소살리토'가 보고 싶었기에 열심히, 즐겁게 봤다.

구십년대 후반, 이천년대의 초입.  
딱 내가 열여섯에 다녀왔던 즈음의 샌프란시스코가 담겨있어 좋았다.
 
장만옥은 중국 본토보다는 홍콩, 홍콩보다는 미국 이쪽 저쪽이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녀에게는 뉴욕도 잘 어울렸고, 날씨 좋은 샌프란시스코는 더더욱 잘 어울렸다.
엄마는 정말 평범하다는 그녀가, 내 눈에는 왜 그렇게 예쁜지 모르겠다.

만약 원하는 곳에 집을 가질 수 있다면?
이라는 질문에
맨하탄 어퍼 이스트나 그리니치 빌리지의 로프트를 거쳐
(뉴욕에서 '일'을 하게 되지 않는 한, 일 없이 맨하탄에 사는 건 너무 불행하다.)
프로방스의 작은 집을 꿈꾸게 되기 전,
나의 대답은 소살리토 였다.

지금도 소살리토는 내가 지내고 싶은 곳 다섯 내지는 열 에 너끈히 들어가는 곳이지만,
언제나 다시 그 곳을 스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보고싶다.
'나의' 샌프란시스코






2008/02/09 21:14 2008/02/09 21:14

새해에는

from Tous Les Jours 2008/02/08 00:50

1

조금 더 쓸쓸하고
조금 더 힘들어도

괜찮아.

그러니까 와봐.
얼마든지.


2

새해에는

휘느니 부러진다.
노력과 열정을 바치면 능력을 얻으리니.
그 끝은 포스걸이리라.


2008/02/08 00:50 2008/02/08 00:50

À bientôt

from Tous Les Jours 2008/02/06 23:15


1

À bientôt

수개월만에 내게 날아든 그의 소식은
나를 밤새 헛꿈에 시달리게 했다.

생각하고 또 생각하다 떠올린 것은 그 까만 방과, 그의 목소리,
그리고 그의 작별 인사였다.
그는 예의 그 또박또박한 발음으로 À bientôt 라고, 내게 말했다.
꿈에서 막 깬 듯 어리둥절한 기분으로 서 있었던 그 기차역에서도,
마지막으로 내게 건 전화에서도.

그를 다시 보게 된다면,
왜, 냐고 묻고 싶다.
그리고 그의 분명한 목소리로 차근차근
대답을 듣고 싶다.
 

2

오랜만에 만난 깜찍한 내 친구는
새로운 남성잡지를 들고 나와 나를 새로운 세계로 인도해 주었다.
확실한 건, 막심보단 에스콰이어가 훨씬 발전적이라는 사실.

지노스에서 놀다 춘북, 그리고 긴긴 방황을 하였던 우리는
크리스피에서 다섯시간의 매우 즐거운 놀이를 마감하며
다음에는 서래마을에서 만나 점심을 먹고 빵을 사서 홍대로 건너오기로 잠정 합의하였다.

크로쓰!

 


2008/02/06 23:15 2008/02/06 23:15

are you okay?

from Tous Les Jours 2008/02/03 23:09


학교
로만
머릿 속을 채우고 싶다.



너 언제까지 정신 못 차리고 이럴래.



2008/02/03 23:09 2008/02/03 23:09

작년 여름부터 꾸준히 읽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
'모방범'과 '이유'를 읽고, 이 능력과 매력을 겸비한 작가에게 푹 빠지고 말았는데, 새해 도서관에서 미야베의 단편집 한 권을 발견한 것을 계기로 연거푸 세 권을 빌려 읽고 한 권은 사버렸다.
모방범에 이력이 난 독자라면 특별할 것도 없지만, 그녀의 책은 두껍다. 하지만 아주 술술 읽히기 때문에 나처럼 정말 읽는게 느린 사람도 집중만 한다면 오백 페이지 쯤은 이틀에 걸쳐 모두 읽을 수 있다.
그럼, 정리해보자, 1월 한 달간 내가 즐긴 미야베 월드.


1. 대답은 필요없어
처음 발견해 읽었던 미야베 미유키의 단편 모음집. 단편들이다보니 미야베 특유의 진중함이나, 사회 문제에 관한 시선, 정교한 짜임은 없지만 작가의 분위기는 충분히 알 수 있다. 무엇보다도, '대답은 필요없어', '배신하지 마' 같은 이야기들은 작가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인지, 범인을 잡는 것 보다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미야베 미유키가 장르소설 문단에서 '사회파 작가'라 불리는 것은, 그녀의 소설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얽히고 설킨 사건의 실타래를 정교하게 풀어내는 구성, 내지는 연출이 아니라, 그런 사건을 낳은 사회 구조, 현상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 '둘시네아에 어서 오세요'도 독특한 작품으로 기억에 남았다.


2. 누군가
미야베 미유키가 교고쿠 나츠히코*, 오사와 아리마 와 함께 '교고쿠구'라는 집필 사무실을 운영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읽고 스타일은 전혀 다르나 좋아하는 두 작가(미야베와 교고쿠)가 서로 친한 것이 재미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 내가 읽어왔던 미야베 여사의 책들은 모두 별개의 이야기들이었는데, 이 '누군가'는 그녀가 내놓을 시리즈물의 첫 번째라고 한다. 일단 분위기는 번역본의 표지처럼 샛노란 색 부드럽고 밝은 분위기이다. 먼저 읽은 작품들의 무거운 분위기를 생각하면 너무 말랑말랑한 것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일상에 큰 걱정이 없고, 편안하고 행복한 생활을 하는 탐정'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대로 주인공 '스기무라 사부로'는 안정적인 직장에 부유한 아내와 사랑스러운 딸을 키우며 행복하기 살아가는 직장인이다. 장가를 오지게 잘 간 덕에 집안에서는 없는 자식 취급을 당하며 때때로 비꼬는 사람들 때문에 번민하기도 하지만 그는 스스로 행복을 자부하는 인간이다.
'누군가'는 그런 그가 장인의 지시로 한 사고와 그 유족으로 남은 두 자매의 이야기를 따라가는 이야기인데 사실 '범죄 소설'이라는 타이틀을 달만한 엄청난 사건은 여기 등장하지 않는다. 스기무라는 그저 작은 사건에 주목하여 과거에 어떤 일이 있었고, 현재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를 성실히 밝혀낼 뿐이다.
미야베 미유키의 '힘'을 좋아하는 독자에게는 좀 맹할수도 있는 작품이지만 소소한 이야기를 좋아하는 나는 이 스기무라 집안의 앞날이 꽤 궁금해졌다. 그건 좋아하는 홈드라마의 다음 편을 기대하는 마음과 비슷했다.

* 교고쿠 나츠히코
'우부메의 여름', '망량의 상자', '광골의 꿈'의 작가. 앞의 세 작품들은 모두 세키구치 다츠미와 교고쿠도라는 두 주인공을 내세우고 있는 괴기소설로 고전적이면서도 독특한 요괴물들이다. 여름, 특히 장마철에 잘 어울리는 이야기들.


3. 화차
미야베 미유키 작품의 백미라 할 만한 작품.
워낙 필력이 좋은 양반이라 이를 뛰어넘을 엄청난 이야기도 충분히 쓸 수 있는 작가이지만, 일단 현재 번역된 작품들 가운데 '모방범', '이유', 그리고 이 '화차'는 작가로서 미야베의 성실함과 에너지, 재능을 모두 보여주는 발군의 작품들이다. 국내에서도 인기 있는 작품이기도 하고, 워낙 다작인 작가라 다른 읽을 거리들도 많아서 도서관에서 예약해놓고 차례가 돌아올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영 지루해서 어느날 그냥 서점에 간 김에 사버렸다.
미야베를 대표적인 '사회파 작가'로 분류시키는데 일조한 작품인 '화차'는 일본 사회의 신용 카드, 신용 대출 문제를 코드로 그 가운데 상처받고 행복해지고 싶어하는 사람들, 그 허울을 투영하고 있다. 꼼꼼한 취재가 바탕이 되어야만이 가능한 개인 파산 문제에 대한 견해도 좋았다. 책 속에서 등장하는 변호사의 이야기에서, 무절제한 소비, 주제파악도 하지 못하는 허영은 비참한 꼴이 되어도 싸다는 사회의 시선이, 단순히 냉정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무책임한 책임 회피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용불량 문제는 더 이상 개인에 의한,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신조 교코'가 불행해진 것이 애초에 그녀의 잘못 때문이었나?
사건은 처음부터 끝까지 심증과 정황증거들로 엮이지만 전혀 헐겁지 않다. 잔인한 사건이나 묘사 하나 없이도 충분히 독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 수 있는 작가의 솜씨에 늘 그렇듯 탄복했다.


4. 이름없는 독
앞서 2번에서 쓴 '누군가'와 시리즈물로 연결되는 '탐정물'.
'누군가'가 조금 닭살 돋는다 싶을 만큼 말랑말랑했다면 이번에는 좀 더 미야베다운 분위기가 묻어났다.
스기무라 부부의 사이좋은 결혼생활은 여전히 보기좋고 모모코도 영리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가운데, 불특정 다수를 노린 독극물 살해사건과 아주 무서운 아르바이트생의 등장으로 또 한 번의 사건이 일어난다. 게다가 이번 시리즈는 스기무라 사부로가 본격적으로 탐정 역할을 맡게 되는 듯한 암시로 마무리되어 기대감을 주었다. 세번째 이야기가 번역된다면 주저 않고 읽을 생각이다.
시리즈의 앞권에 이어 두번째권도 번역한 번역가는 미야베 미유키를 꽤나 좋아하는 모양인데, 세번째 이야기가 집필중이고, 앞으로 미야베 미유키의 현대물은 이 시리즈물에 국한될것이라는 이야기가 역자후기에 실려있었다. 세번째 이야기도 대환영이지만, 아무래도 천 몇페이지씩 끼고 앉아 들들들 읽어 댈 수 있는 두텁고 무거운 이야기들이 계속해서 나와주었으면 한다. 필력 좋은 미야베상, 스기무라 시리즈도 계속, 또 다른 이야기도 계속해주시면 안될까요?


한 평론가는 미야베 미유키의 작업을 '발자크적인 작업'이라고 평했다. 그 서평을 읽고 정말 그 평론가는 똑똑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미야베 미유키 = 발자크 라는 등식을 세우려는 것이 아니다. 미야베 미유키를, 발자크가 했던 작업에 빗대어 설명하는 것이 대단히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작품을 통해 다양한 인간 군상을 제시하고 하나의 세계관을 그리고자 했던 발자크와 미야베 미유키가 사회를 보는 눈, 인간을 그리는 시선은 그 방법적인 면에서 무척 비슷하다. 미야베 미유키의 작품들을 모두 모아 하나의 세계를 구성하면 정확히 현대 일본이 가진 모든 사회 문제들, 벌어지고 있는 사건의 집결체를 구성할 수 있다. 그 작품들이 하나의 현대 일본 테마파크랄까. 사실 그 테마파크 속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관광지의 그것처럼 예쁘지도, 아기자기 하지도 않다. 극도의 정신적 공황상태와 물질 만능주의를 바탕으로 벌어지는 부녀자 납치 살해, 부동산 문제, 신용 불량 문제, 의도형 지능범들, 불특정 다수를 노린 범죄, 독극물 등등. 그러나 이러한 사건들을 그리는 가운데 미야베 미유키의 시선은 '사람'에게 고정되어있다. 그녀는 사건과 사람, 그리고 사회를 결코 분리시키지 않는다. 왜, 어떻게 일이 일어났고 전개되는가를 묵묵히 전하며 그 속에 널부러진 인간을 따뜻한 필치로 써내려간다.
그녀의 작품들도 그렇지만, 나는 우리 문단에 - 순수, 대중, 장르 문학을 모두 넘어 - 그렇게 투명하고 담담하게 문제를 파헤치면서도 인간애가 남아있는 작가가 과연 있는가 하는 생각에 서글퍼졌다. 사회에 대한, 인간에 대한 애정이 어려있는 작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없다면, 내가 그런 작가가 될수는 없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2008/02/01 22:23 2008/02/01 22:23


늦게 알게 된 바람에 홍콩에서 못 구해온 걸 한스럽게 여겼던,
그래서 뒤늦게 샹하이 공항 구석구석에 박혀있는 서점 외서가를 전부 뒤졌으나 구하지 못했던,
(그리고 대신 빌 버포드의 'Heat'을 충동구매했다.)

Cooking for Mr. Latte

온/오프라인 서점 수십군데를 들쑤셔
반디 앤 루니스 강남 사무실에 박혀있었던 딱 한권을 찾아냈다.

책 한권 찾겠다고 온 종로와 강남을 다 쑤시고 다녔으니.
이 기세면 앞으로는 못 받은 돈도 대신 받아 줄 수 있을 것 같다.

아이 좋아 ♡




 

2008/01/28 21:42 2008/01/28 21:42

겨울, 두번째 여행.

from Bon voyage! 2008/01/19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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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자라 이제 어른인데도, 여전히 달콤한 것만 찾는다.
단 건 좋지만, 이제 어리광은 그만두자.

나는 혜택받은 사람이기에,
때가 되면 나의 누림을 남과 나누어야 할 의무 또한 가지고 있다.  
그러자면, 이제는 성장해야지.

작은 나비도, 슉슉 소리를 내는 무서운 뱀조차도,
그 생을 걸고 허물을 벗어 성장해 나간다.

또 한 번, 좋은 기회를 얻어 짧은 여행을 간다.
내가 모르는 그 곳을 찬찬히 살피고,
이 지구 위에 촘촘히 서 있는 육십억명의 사람들 가운데 하나인 나를 느끼러.

자라고 싶다.
생에 부끄럽지 않도록.



사진은 작년, 세렌디피티에서 맛 본 프로즌 핫 초콜릿.
저 큰 걸 혼자 차지하고 앉아, 이걸 유럽에서 만들었다면 훨씬 진하고 부드러웠을텐데, 생각했었다.
역시 크림과 초콜릿은 프랑스와 벨기에를 따라갈 곳이 없는 것 같아.
글과는 별 상관 없지만, 달달한 사진을 올리고 싶다는 생각에 퍼뜩 떠올랐다.
 


2008/01/19 21:29 2008/01/19 21:29

행복한 순간

from Tous Les Jours 2008/01/16 19:25

오늘 동생에게 가벼운 책을 몇 권 사주고, 나도 오랫동안 읽고 싶었던 책을 한 권 샀다.  

거실 소파 한 쪽 끝에 비스듬히 앉아 먼저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을 읽고 있는데,
부엌에서 저녁을 먹고 나온 동생이 소파의 다른 쪽 끝을 차지하고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우리가 함께 소파에 앉아 책을 읽은 건 아마 30분 정도로, 그리 오래는 아니었지만
오늘 하루 가운데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

2008/01/16 19:25 2008/01/16 1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