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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Herbeat 2008/03/30
  2. 기억 2008/03/27
  3. 맑은 밤 2008/03/26
  4. 집 앞에서 2008/03/24
  5. just the same 2008/03/21
  6. 2008/03/18
  7.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2008/03/15
  8. 불행한 도시 (2) 2008/03/13
  9. 뿌연 밤 2008/03/11
  10. 2 days in paris (6) 2008/03/09

Herbeat

from Tous Les Jours 2008/03/30 00:09

If you hit the destination,
enjoy the journey
cause you can't get off

Herbeat 의 Moving like a train
자꾸만 따라 부르고 싶어지는 가사.




2008/03/30 00:09 2008/03/30 00:09

기억

from Tous Les Jours 2008/03/27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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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쯤 찻잔에 꽃 띄우고 마주하겠습니까
何時泛碗花

황보염
黃甫苒



2008/03/27 14:15 2008/03/27 14:15

맑은 밤

from Tous Les Jours 2008/03/26 23:46


기분 좋은 평일 저녁,
수업을 마치고도 조금도 피곤하지 않은 날.
지하철 역을 나서 집 반대 방향으로 걸었다.

일주일에 한 두 번 쯤.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근처 책보는 찻집에 들러 한 시간쯤 쉬운 소설을 읽다가
슬슬 문 닫을 준비를 하는 열한시 즈음 자리를 털고 일어난다.

지금 보고 있는 말랑말랑한 소설은 백페이지쯤 남았는데,
다음 번이면 딱 마칠 수 있을 것 같다. 야호.



3월이 다 간다.

머릿속에 가득한 이런 저런 잡념들을 잠시나마 말끔히 치워 줄 수 있는 건
역시 책 뿐인듯 하다.





2008/03/26 23:46 2008/03/26 23:46

집 앞에서

from Tous Les Jours 2008/03/24 11:48


늦은 밤, 가로등 불빛에 황금빛으로 부서지는 빗줄기 아래로
우산을 쓰고 저벅저벅 걸어가던 까만 그림자를 가만히 바라보았다.

평소였다면 이미 깊이 잠들어 있었을 시간이어서 였을까
그 풍경이 마치 꿈 결 같아
마음에 깊이 들었다.


2008/03/24 11:48 2008/03/24 11:48

just the same

from Tous Les Jours 2008/03/21 15:31

오전에 공항에 다녀왔다.
프랑스에서 일본으로 들어가는 길에 한국을 경유하는 지인을 만나러.
평일 오전의 공항은 한산 했다.

인천 공항에 가는 길엔 늘 오늘처럼 단순한 기분은 아니었다.
나는 늘 '떠나야만 하게 된' 내 상황이 싫었고,
굳이 떠날 마음을 먹고 공항까지 와버린 내가 싫었고,
그래서 밥을 먹고, 차를 마실 때까지는 어떻게든 잘 참다가
보안 검색대로 들어가는 문 앞에서는 결국 엉망으로 얼굴을 일그러뜨리며 울었다.
매 번.

이제 생각하는 거지만, 인천 공항은 작다.
인천 이나 홍콩 공항에 비교하면, 푸동이나 드골은 공룡 같다.
굳이 말하자면 아기공룡 둘리 정도.

잠든지 두시간 반 만에 일어나 오렌지 쥬스밖에 먹은 게 없는 속에 커피를 마시고,
점심 무렵 떠나기 전에 한식으로 점심을 대접하기까지
여전한 그녀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귀국하고 영어는 고사하고, 불어로 대화를 나눌 일도 거의 없었는데
오랜만에 다른 나라 말로 떠들고 있으려니 보이지 않는 손이 머릿속을 삭삭 긁어주는 느낌이었다.

고맙게도, 그녀는 내가 무진장 좋아하는 포숑 틴 쇼콜라를 선물해주었고,
나도 기분좋게 '좋은 아침' 머그컵을 건네주었다.

어쩌면,
그녀와는 올 가을 즈음, 다시 보게 될지도 모른다.

어쩌면,
나는 또 인천공항 보안 검색대 앞에서
얼굴을 잔뜩 찡그린채 울고 있을 지도 모른다.



2008/03/21 15:31 2008/03/21 15:31

from Tous Les Jours 2008/03/18 23:09

나,

내가 그때 슈웅 비행기 타고 보스턴으로 날아갔더라면

내 인생이 어떻게 변했을까

정말로 궁금해.



2008/03/18 23:09 2008/03/18 2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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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프랑스에서 열심히 라디오를 듣던 시절,
칸 영화제 초청작으로 왕가위 감독의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가 상영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이름이 마음에 들었다.


침사추이 네이던 로드의 버스 정류장 광고판에서 처음, 포스터를 봤다.
처음 본 포스터에 한자로 적힌 제목을 보고도 이 영화인 걸 알아볼 수 있었던 건
순전히 내가 王家衛, 이 세 글자를 읽을 줄 알았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홍콩에서 이 영화를 보는 것도 괜찮았겠다.


이상고온으로 포근한 3월, 서울의 밤.
제목에 걸맞는 때, 자정 즈음 영화 표를 샀다.
오랜만에 혼자 보는 영화였다. 계획했던 커피는 없었지만,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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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볼 때 감독의 이름에는 신경을 쓰지 않는다.
'누구 영화'라는 이름 표는, 때로는 영화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데 필요치 않은 필터가 되기 때문이다.
극장에 즐비한 영화 홍보 브로셔 가운데 열에 일곱은 영화를 즐기는데 오히려 해가 되듯이.
어쩌다 보니 왕가위 감독의 영화는 매번 좋아라하며 보게 되었지만
보고나니 좋았고, 또 보고 나니 또 좋았고, 알고보니 감독이름이 왕가위였던 게지
그 이상의 의미는 내게 없다.

그래서 이 영화가 많은 사람들에게 아쉬운 평을 듣는게 아쉽다.
어째서, 왕가위의 '회기'를 두고 사람들은 '퇴보' 운운 하는 걸까.
그가 홍콩에서 만들었던 단편 영화를 모티브로 다시 한번 편안한 이야기를 되풀이 하는 것이
어째서 그렇게 실망스러운 일일까.
왕가위는 자기 취향대로 로맨틱 멜로 하나 못 찍나?
나처럼 그 결과물을 마음에 들어하는 관객도 있는데.
큰 감독의 이름은 때로는 작은 작품들을 짓누르는 힘이 되기도 하나보다.

굳이 중경삼림과, 화양연화와, 2046을 기억속에서 끄집어 내지만 않는다면,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말랑말랑하고 예쁜 영화다.
데이트하는 커플이 보기에도, 예쁜 영화 좋아하는 여자가 혼자 보기에도.
블루베리톤의 화면과, 각자의 이야기를 가진 인물들과, 편안한 음악.
모두가 바람결도 부드러운 봄 밤에 충분히 어울렸다.
 
기다려보고 싶다.
그리고 누군가 나를 기다려 주었으면 싶다.
돌아갈 곳이 있다는 사실이, 나를 얼마나 설레게 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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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 so on...

-
아무리 음향에 무딘 우리나라 관객들이라지만,
가정용 홈시어터만도 못한 롯X 시네마의 음향에 기가 막혔다.

-
왕가위 감독의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홍보를 하고 있는데, 영화의 국적은 프랑스다.
출자가 프랑스 엥떼, 꺄날 플뤼스 쪽인 모양.
감독은 홍콩, 출자는 프랑스, 제작은 미국. 와 복잡하다.

-
마지막 씬에 엘리자베스(노라존스)가 메고 있는 가방,
평범한 디자인에 언뜻 모노그램이 눈에 들어와 그런가보다 하고 있었는데
엔딩 크레딧 마지막 THANKS TO에 LOUIS VUITTON 이라고 적혀있는 걸 보고
왠지 픽 하고 웃음이 났다.
뷔통씨, 협찬도 해주고 말이야 ㅋㅋ

-
아, 주드 로
...
아아아아아 주드 로



2008/03/15 04:18 2008/03/15 04:18

불행한 도시

from Tous Les Jours 2008/03/13 23:21

세계고 [世界苦]
[명사]<철학> 세계 일반에 공통되는 고통.
대개 인간의 욕망이나 욕구를 충족하지 못한 데서 오며,
인간 세계의 결함과 사악함에서 오는 인간의 고뇌를 이른다.


진열 장마다, 코너마다
수없이 많은 식료품들을 가득가득 채워놓고 파는 큰 가게에는
가게를 보는 주인 아줌마만 빼고 없는 게 없다.  

그 없는게 없는 칸칸에서
할머니는 깐 마늘 한 봉지와 빵 두 봉지를 집었단다.
그득그득히 채워진 먹거리들 가운데
담고 싶은 것이 그뿐이었을까만은.

내가 그토록 '편하다' 여기는 도시의 삶은,
이 사회의 저편에서 살아가는 누군가에게는 낯설고 고달플 뿐이다.

도대체, 이 사회가 그토록 갈망하는 '풍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 걸까.
빵 한조각, 마늘 몇 편도 구하는 이에게 돌리지 못하는 이 도시는,
언제쯤 부자가 될까.

좋은 옷을 입고 빨간 커피가게에 앉아 웃는 내 모습이
유리창 밖 그 누군가의 마음을 한없이 초라하게 만든다는 사실이
너무도 슬프다.  




2008/03/13 23:21 2008/03/13 23:21

뿌연 밤

from Tous Les Jours 2008/03/11 23:14


늘 한결 같기란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


가끔 뭔가 이렇게 푹 꺼져있는 느낌 일때는
나를 일으켜 막 흔들고는
'니가 뭘 잘했다고 우울해해!' 하고 혼내주고 싶다.

--

나방팔크야, 너으 그 대책없는 리플에 답플 달아놨다. 참고해라.
2008/03/11 23:14 2008/03/11 23:14

2 days in paris

from Le Cinéma 2008/03/09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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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days in paris
파리에서 온 여자 뉴욕에서 온 남자

줄리 델피 감독
줄리 델피, 아담 골드버그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하루종일 집에 박혀있었다.
종일 우리집 자물쇠는 빨간 잠김 표시에 걸려 있었고
나는 살구색 바탕에 파란 꽃무늬가 그려진 극세사 잠옷 바지 - 우리 아빠가 제일 싫어하는 - 를 입고 빈둥댔다.
사지 멀쩡하고 건강한 젊은 여자가 하루종일 집에서 잠옷을 집고 빈둥대도 뭐라고 하는 사람 하나 없으니
아, 참으로 관대한 인생이다.

그리고 영화를 봤다.
영화도 내가 입고 뭉갠 바지처럼 말랑말랑 했다.
오랜만에 몇번이나 깔깔대고 웃었을 만큼 재미있기도 했고.
그야말로 매력적인 줄리 델피의 감각이 그녀의 자연스러운 불어와 영어 만큼이나 부러웠다.

미국인과 프랑스인처럼 재미있는 비교대상이 또 어디 있을까.
이 영화는 낭만의 나라 프랑스가 아닌, 그 나라를 겪어본 사람들이라면 진정 공감할만한 유머로 가득차있다.
무려 '프렌치 시크'로 대변되는 '때로는 좀 지저분해 보일 정도의 꾸미지 않은 자연스러움'과 '자유연애'는
한 프랑스인을 진심으로 사랑하게 되는 순간 당신이 지고 가야만 하는 십자가로 돌변할지도 모른다.

빠리 쥬뗌 (Paris je t'aime) 도 그래서 좋았지만,
이 영화 속 빠리도 아코디언 소리나 센 강으로 무장하지 않은,
빠리의 민낯을 담고 있어 참 반가웠다.


2008/03/09 21:55 2008/03/09 21: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