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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드라이브 하고 싶은 밤 2008/03/08
  2. 여행과 철학 이야기. (2) 2008/03/04
  3. Because I said so 2008/03/03
  4. 시험 2008/02/28
  5. 근황 2008/02/23
  6. 주말 아침 2008/02/18
  7. 하겐다즈에 관한 자잘한 메모 (1) 2008/02/16
  8. 우리 집 앞에 에르네스 홍대점 2008/02/16
  9. 달밤의 사랑타령 2008/02/15
  10. Adieu, Henri Salvador 2008/02/13

날씨는 화창하고 따뜻했고
들어간 까페는 딱 내 마음에 들었다.

그런데

갑자기 상태 급 저하.
아팠다. ;;;

라떼 시켜놓고 맛은 커녕 잔에 입술도 못대보고 나오기는 처음이다.

침대에 누워 밝은 창밖을 바라보고 있으니 기분이 다운다운다운.

오늘은 밖에 있고 싶었는데.
날씨도 정말 좋았는데.


몸은 여전히 안좋은데
바람 쐬러 나가고 싶다.
그럴 사람이 없다는 걸 잘 알지만
누군가 나를 조수석에 태우고
한적한 밤길을 달려주었으면 싶다.


드라이브 하고 싶은 밤.


2008/03/08 22:15 2008/03/08 22:15

여행과 철학 이야기.

from Le Signet 2008/03/04 17:27


지난 2월 한달 동안은 여태 잘 읽지 않았던 책들만 골라 읽었다.
어느 나라 말이건(;) 읽기가 지독하게 느린 내가 그나마 속도를 내는 소설은 한 권도 읽지 않은 대신,
국내 작가의 기행 산문집 두권과 학교 다닐 때 교양 수업의 교재로 썼던 철학 입문서를 한 권 마쳤다.
탄력을 받아 쭉쭉 읽어나가지 못하면 금방 싫증을 내는만큼
하루에 책 속에 있는 글들을 한 둘정도 꾸준히 읽어나가려고 노력했다.
덕분에 한달동안 읽은 권수는 달랑 세권이었지만 늘 숙제같았던 책들의 끝을 볼 수 있었다 :)


첫번째 권

잃어버린 여행가방  -  박완서 기행 산문집

엄마가 좋다고 하셨던 책 몇권 가운데 하나였다. 덕분에 처음으로 작가 박완서의 글을 읽었다.
책은 좋아한다면서 국내 작가들에게 굉장히 무심했다. 그래도 요즘은 전보다 관심을 두고 있다.  
마침 때가 좋아서 잠시 중국을 여행하는 동안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작가가 중국 등지를 여행하며
쓴 몇 편의 감상을 그곳에서 읽을 수 있어 즐거웠다.

황산에서 항저우로 가는 시골 산길 - 놀랍게도 고속도로를 완전히 폐쇄한 채 공사 중이었다. - 에서 차가 앞뒤로 꽉꽉 막혀 한참동안 오도가도 못하게 되었을 때, 나와 내 동생은 기다리기를 포기하고 책에 코를 박고 있었다.
그때 내가 읽은 부분은 작가가 요한 바오로 2세의 서거를 추도하기 위해 갔던 바티칸 기행이었는데,
천주교 신자도 아닌 내가 왠지 너무 슬퍼져서 답답한 버스 안에서 훌쩍훌쩍 울었다.

또, 항저우의 호텔에서 피곤에 전채로 축축한 머리를 말리며 상하이 기행 편을 읽고
그 다음날 상하이에 도착해 비좁은 골목길에 박혀 중국인 거리의 눈치를 보며
초라하게 웅크리고 있는 임시정부 청사를 보았을 때는 스산하고 처량한 마음을 어쩔 수 없었다.

박완서의 글은 멋을 부리지도, 과장되지도 않아 솔직하고 담백한 맛이 있었다.
본래 이 책의 모태가 되었던 티베트 여행기 '모독'이 담겨있는 책 뒷부분을 읽으며
자신의 눈으로 본 것에 대한 생각을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게 써낸 작가의 진솔함에 무척 흡족했다.

하지만 글을 통해 살짝 상상해본 인간 박완서는 조금 어려운 이모 할머니의 이미지였다.
좋은 작가지만 개인적으로 알게 되면 뭔가 혼이 날것 같은 어른이랄까.
다른 작품들을 읽어보면 그 쌩콩한 이미지가 좀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하)



두번째 권

풍경과 상처 - 김훈 기행 산문집

이 책은 학교에서 친하게 지냈던 선배로부터 어느날 선물받았는데,
뭔가 무지하게 한국적이고 어려운 분위기에 좀 겁을 먹고 훑어만 보다가
언젠가는 읽을테다 하고 숙제처럼 책장에 꽂아두었다.

혹자는 김훈을 마초라고 비난하던데, 책을 읽어보니 작가 김훈의 어떤 구석이 마초 소리를 듣는지 알것 같았다.
하지만 그의 글 속에는 아빠의 손바닥 잔금같은 풍경과 무게가 가득 담겨 있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땅의 아름다움과 서정성을 그린 힘있는 글은 남성적이었으되 매력적이었다.
그리고 생각했다. 남성이 여성에게 끌리듯 여성성이 남성성에 반응하는 것이 다수일텐데
왜 내가 아는 수많은 지적인 여자들은 이렇게 섹시한(...) 작가를 싫어하는 걸까.

아무튼, 이 책은 여러모로 내가 지금까지 즐겨 읽어왔던 책들과는 구성도 분위기도 달랐다.
게다가 최근에 읽은 책들 중에 모르는 표현 단어가 제일 많은 책이었을만큼 쉬운 글도 아니었다.
때문에 매끄럽게 쭉쭉 읽히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그만두고 싶지도 않았다.

나도 언젠가는 김훈 처럼 내 망막에 새겨진 풍경에 내 정신의 색채를 입힌 글을 쓸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래서 내가 나고 자란 광주와 엄마가 그토록 좋아하는 섬진강의 풍경과 건조하고 슬픈 서울의 풍경에 대해
오래오래 이야기 하고 싶다.


세번째 권

철학의 에스프레소 - 빌헬름 바이셰델

역시 철학은 아직도 멀었다.
이 책 읽느라고 2월의 절반은 다 보냈지만,
그중에 뭔가 친해졌다는 느낌이 드는 철학자는 서른 네 명중에 손에 꼽는다.

이 책은 학교 철학 수업의 교재였는데, 사놓고 과연 읽을 수 있을까 스스로 반문했었다.
지난 여름에 '소피의 세계' 합본을 꾸역꾸역 다 읽고 나서
'아무것도 기억하지 않는' 스스로의 멍청함에 깜짝 놀란 이후,
철학 입문서를 적어도 네권은 더 읽어야 뭔가 감이 잡히겠구나 싶은 마음에
다음은 이 책으로 정해두었다. (그냥 새로 살 필요 없이 집에 있으니까.)

여름이 지나 해가 바뀌고 겨울 막바지에 이르러서야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역시 쉽게 썼다고는 하나 철학 일자무식인 나로서는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루에 두사람씩 읽자, 그러면 2월 안에는 끝내겠다 하고 수십번도 넘게 목차를 뒤적이며 마음을 다잡기도 했다.

그래도 이 책을 쓴 '빌헬름 바이셰델'이 정말 똑똑하고 훌륭하고 좋은 철학 선생님인 덕분에
무식한 나를 탓할 지언정 책은 절대로 탓할 수가 없었다.
성실히 공부하는 학자 같은 인상을 팍팍 풍기는 번역자도 - 때분에 다른 독자들의 비판도 받는 모양이지만 -
나는 무척 마음에 들어서 책을 따라가는데 적지 않은 도움을 받았다.

'철학의 뒷계단'이라는 책의 원제에 관한 지은이의 설명도 정말 감동의 도가니탕이었다.
흔히 생각하는 '철학'과 '철학자'의 위용에 지레 겁을 먹고는 영원히 알수 없다고만 생각했던 것들에 대해
지은이는, 사실 우리와 똑같은 사람이었던 철학자들의 인간적인 면모와
놀랍되 결코 완전할 수는 없었던 그들의 철학적 고민을 뒷계단을 통해 먼저 살짝 알려주고자 했다.
어쩌면 나처럼 얕은 독자를 위해 이렇게 좋은 책을 써주었을까 싶어 고마울 정도였다.  

뭐 그렇다고 내가 이 책을 몽땅 술술 이해했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적어도 '소피의 세계'를 읽고 놀란 가슴을 좀 진정시킬 수는 있었고, 결정적으로 철학이 좋아졌다는 것.
그래서 앞으로도 다른 철학 입문서들과 쉬운 철학서들을 좀 찾아 읽고 싶어졌다는 사실 만큼은
한 발자국의 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여담,
내가 가끔 책을 사는 삼청동 내서재의 할인 코너와 용산역 플랫폼의 중고서적, 그리고 교보문고에서
2월 말에 꾸준히 책을 사들인데다, 집에서 '사놓고 안 읽는 책꽂이'에서 또 몇권을 옮겨와 꽤 읽을 책이 많아졌다.
3월 한달 동안은 좀 더 많은 책을 읽어야 하고, 또 읽게 될 것 같다.
나풀나풀한 소설도 열심히 읽고 필요한 공부도 열심히 해서 알찬 봄을 채워나가자 :)

 

2008/03/04 17:27 2008/03/04 17:27

Because I said so

from Le Cinéma 2008/03/03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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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cause I said so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 코치)
마이클 레만 감독
다이앤 키튼, 맨디 무어


요즘은 통 극장에 가질 않는다
작업실 앞에 영화관이 생겨 이제는 밤낮 없이 잠옷바람으로도(;) 영화를 볼 수 있게 되었는데
묘하게 보고 싶은 영화도, 굳이 영화관에 가고 싶은 생각도 없는 나날이다.

대신 집에 오면 우리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가구 - 내가 골랐다! - 인 거실 카우치에 박혀
우리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가전제품인 티브이를 돌려
하루에 한 두편정도 보고 싶은 영화를 본다.

엊그제는 여태 본 적이 없었던 왕가위 감독의 중경삼림을 보았고
오늘은 예전에 한번, 보고싶다고 생각만 하고 잊어버린 'Because I said so'를 봤다.
우리나라 개봉 제목은 '철없는 그녀의 아찔한 연애 코치'였다.

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한마디로,
'엄마의 애정결핍이 딸에게 미칠수 있는 영향'으로
징그럽게 오지랖넓고 불안한(;) 엄마가 딸의 연애사를 휘저어 놓음으로 인해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솔직히, 다이앤키튼의 오지랖 엄마 연기가 너무 실감나서 그녀와 딸인 밀리(맨디무어)가 언쟁을 할때면
내가 다 짜증이 나서 머리를 쥐어 뜯고 싶은 심정이었다.

맨디무어는 내가 10대 때부터 좋아해온 가수인데, 벌써 영화도 여러편 찍었다.
우리나라에 가장 많이 알려진 영화는 프린세스 다이어리 - 이때는 조연이었다 -와 워크투리멤버.
그외에는 무난무난한 아메리칸 로맨틱 코미디들이나 드라마라 제때에, 제대로 배급이 되지 않은 것 같더라.
하지만 이 영화에서 눈 여겨 볼 것은 그녀의 패션 센스.
키얼스틴처럼 평소에도 겁나게 옷을 잘 입는 헐리우드 여자애들에 비하면 맨디는 정말 평범 그 자체지만,
이 영화에서 만큼은 그때그때 참 마음에 드는 아메리칸 걸 스타일링으로 내 마음을 흔들어 놓았다.

사실, 영화는 미치게 재밌지도, 그렇다고 못 볼 지경도 아니었다.
기어이 찾아서, 시간을 내가며 볼 필요는 없겠으나 킬링타임으로는 완벽하다.
맨디무어나 다이앤 키튼, 혹은 로맨틱 코미디라면 다 좋다는 사람들에게는 더할나위 없는 예쁜 영화겠다.
솔직히 등장하는 두 남자들이 별로라 기대를 않는 편이 좋지만,
대신 예쁜 케이크와 정원, 인테리어, 그리고 맨디를 비롯한 여성출연진들의 패션센스만은 좋은 눈요기가 된다.




"당신 횡설수설 하는 것도 좋아
뭐 들어보면 다 말되더라."

"정말? 난 아무도 날 이해 못해주는 줄 알았어"

"난 이해해 "



정말 마음에 들었던, 센스 대사.
여자도 잘 이해 못하는 내 횡설수설을 완벽하게 이해할 '남자'가 세상에 존재하기를 바라느니
레즈비언이 되는게 현실적일지도 모르지만.

뭐, 이해할 수 있을때 까지 기다려줘보는것도 나쁘진 않아. :)



2008/03/03 01:35 2008/03/03 01:35

시험

from Tous Les Jours 2008/02/28 23:31
1

직장인들 사이에서 긴장한 채 커피를 주문하다 몇번이나 실수를 했다.
점심시간, 까만 수트 차림의 남녀 회사원들 사이에 앉아 텍스트를 보고 있자니
나는 정말 햇병아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 아빠한테 공손해야겠다.



2

아기다리고기다리던 그 시험을 봤다.
시험 자체는 못 볼 지경은 아니었지만
보고 나니 왠지 뒷맛이 쓰다.

아...


3

홍상수 감독의 '밤과 낮'을 봤다.
공교롭게도 빠리에서 두번이나 머무른 적이 있는 알레지아 쪽에서 촬영을 했더라.
반가웠다.

그곳에서 공부하는 한국 유학생들을 참 잘 아는 것 같다. 홍상수 감독은.

빠리에 가면 왠만하면 피하고 싶은 한인 모임과(...)
해외여행지에서는 절대 피하는 한인 민박집의 모양새가
너무나 적나라해 보고나서 살짝 우울했다.

박은혜는 예쁜 얼굴보다도 그 목소리가 '유정'역에 딱 어울렸고
(어쨌든) 좀 무거운 이미지로 기억하고 있었던 황수정의 전화 목소리가
생각보다 애교스러워 적잖이 놀랐다.



4

도토루가 한국에서 완전히 철수했다는걸 내 두 눈으로 확인했다.



5
타인의 말을 조용히 경청할 줄 아는 지혜와
꼭 필요한 말이 아니면 아낄 줄 아는 진중함이 필요하다.


6

맑은 영혼과 지혜.

아, 엄마 멋쟁이 ㅜ_ㅜ




2008/02/28 23:31 2008/02/28 23:31
Tag //

근황

from Tous Les Jours 2008/02/23 20:23
1
사랑하는 우리집 꼬꼬마 머슴아를 혼자 놓고 돌아오는 길에
지하철 플랫폼을 따라 걸으며 혼자 울고 말았던 날.

2
내게 돈 맛을 알려준 장학금과;
질 대신 양을 선택하게 한 복수전공과;;
20대 초반 가장 달콤하고 향기로운 나날이었던 라호셸 대학에서의 1년을 뒤로하고,
무휴학, 총 8학기 스트레이트 4년간의 대학생활에 종지부를 찍었습니다.

행복했습니다 :)


+
민망한 세뱃돈 받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졸업한다고 또 선물이며 용돈을 챙겨주신 따뜻한 우리 이모들.
제가 돈 많이 벌어서 네자매 여행 보내드릴게요!
식 전날에 집까지 찾아와 너무 귀여운 초록색 여권케이스와 편지를 챙겨준 림이
네 졸업은 언니가 프랑스에서 꼴리로 특별히 챙겨주마!
한참 정신없는 와중에 내 졸업까지 챙겨준 허미언니, 아니 이제 안산미녀 허선생님.
언니는 결혼 부주를 많이..ㅋㅋㅋ
그외 당일 나를 찾아내(!) 서로 졸업을 축하해준
승희씨, 영주언니, 소라 모두 반가웠어요.

대학에 와서 친구라고는 없었다고 생각했는데.
진심으로 내 앞날의 행복과 행운, 그리고 축하를 보내준 소중한 사람들에게
아쉬운 안녕과 따뜻한 감사를 보냅니다.


3

앞으로도 내내, 저는 제 식대로 갑니다.

기대해주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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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2/23 20:23 2008/02/23 20:23

주말 아침

from La Table 2008/02/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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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시간을 들여 준비해도 좋은 일요일 아침.

물론 나는 막 자고 일어나서도 많이 먹는(...) 아이기 때문에
먼저 데리야끼 소스에 재워둔 닭 가슴살과 야채로 샌드위치를 해서
오렌지 주스와 원샷(!)한 다음,  

2차로 어제 구워둔 스콘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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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사랑스러운(!) 어젯밤 구운 포실포실한 스콘.
내가 홀리 북으로 모시는 마리 베리 여사님의 데본샤이어 스콘 레시피를 썼다.

지금까지 서너차례 구워온 스콘들 가운데 가장 잘 나왔다.
생각없이 계란을 레시피대로 막 집어넣은 데다
최규랑 전화로 수다 떨면서 너무 오래 치대는 바람에 맛 없을까봐 걱정했는데
설탕은 아끼고 버터를 넉넉하게 넣었더니 다행히 퍽퍽하지 않은 에이스맛 스콘이 나왔다.
솔직히, 내가 구운 스콘 먹고 스스로 괜찮다고 느낀 건 처음이다(!).
다음에는 계란을 하나만 쓰고 우유를 더 넣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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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러브리러브리 딸기.
왠만하면 딸기를 반으로 가르지 않는데 너무 커서 곱게 갈라 담았다.
마트에서 열심히 킁킁대며 산 덕분에 맛있는 딸기를 먹을 수 있었다.
 
아- 사랑스러운 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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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말 핸드 믹서가 필요하다.
나는 정말정말 거품 만드는데 소질이 없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도 이 생크림 만드느라 팔 빠지는 줄 알았다.
아 오늘도 실패구나 기분이 물그죽죽해지려는 순간 나타난 저 보드라운 자태.

백화점에서 정말 고민해서 산 프레지당 생크림인데
- 겨우 200미리 들어있는 용량에 900미리 들어있는 국산 사워크림이랑 가격이 비슷했다! -
다행히 맛이 좋았다. yum~♥

스콘에는 생크림과 과일잼,
딸기에도 생크림 ♡

슬슬 딸기가 많이 나올 철이니 다음에는 국산 사워크림도 사다 먹어봐야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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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인들의 일상이 즐겁지 않은 건
아침에 여유가 없어서가 아닐까 생각한 적이 있다.
혼자라도 식탁에 앉아서 오렌지주스랑 커피, 홍차를 늘어놓고 먹는 서양식 아침이나,
따끈하게 끓인 국에 밥을 먹는 한국식 아침상은
어느 쪽이나 차분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백수가 아닌 한 매일 아침마다 이러고 있기는 어렵겠지만
밥 대신 잠을 택해야 하는 끔찍한 고교생의 일상이 다시 돌아올 리는 만무하고
이제 내 일상은 내가 챙길 수 있는 나이인 만큼
주말이면 스스로 이런 여유를 부리는 것도
지루한 어른의 일상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2008/02/18 00:02 2008/02/18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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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한국 하겐다즈가 파업 중이다.
전혀 모르고 있었는데, 오늘 아이스크림을 사러 편의점에 갔다가
파인트 사이즈가 달랑 녹차만 두 컵 남아있는 걸 보고 물어 알았다.

한국 하겐다즈에 새 사장이 취임하면서
아이스크림 납품 업무 등을 아웃소싱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불안해진 노동자들이 노조를 결성하고
협상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파업에 돌입했다는데
벌써 다음주면 한 달이 다 되어간단다.

아 쫌 돈도 많이 벌면서 일 하는 사람들한테 신경 좀 써주지
외국계 기업이라고 고급스러운 척은 다 하면서
파업문제를 한달을 끌어 결국 나처럼 소소한 소비자가 아이스크림도 못사먹게 만들다니.

이럴 때 파업할 수 없는 소비자는 슬프다.


2

Häagen-Dazs 가 무슨 뜻일까, 어느 나라 말일까 궁금했는데
저건 아무나라 말도 아니란다.

위키페디아에 따른면,
 
‘하겐다즈’는 유럽의 말이 아니라 미국인이 보기에 유럽에서 온 브랜드처럼 보이도록 지어낸, 국적 불명의 말이다. 움라우트가 붙은 a(‘ä’)는 스웨덴어족과 독일어, 핀란드어에서 쓰이는 글자로 한국어의 ‘ㅐ’에 가깝게 소리난다. 홀소리 a가 중복된 것은 핀란드어, 네덜란드어, 독일어에서 장음을 나타내기 위해 쓰이고, zs는 헝가리어에서 /ʒ/(한국어로는 ‘주’로 표기됨) 소리를 기록할 때 쓴다. 하지만 이 중에서 어떤 발음 규칙도 Häagen-Dazs를 ‘하겐다즈’로 소리내는 데에 쓰이지 않는다.

고 한다.

고로 하겐다즈도
미국 브랜드지만 미국에서 유럽 브랜드인 척 하는
커머셜 이미징의 마케팅 전략을 쓰고 있는 것이다!

뭐 우리나라 브랜드면서 수입 브랜드 '필'을 내기 위해
- 뭔가 '있어'보이기 위해 -
상호에 본사는 커녕 지사도 없는 뉴욕이나 빠리를 붙인다던지
어느 나라 말, 무슨 뜻인지 알 수 없는 알파벳 조합을 만들어내는 것과 매우 비슷하다.

아- 마케팅이란.


3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의 제품 설명을 잘 읽어보면
원산지가 분명히 프.랑.스. 라고 되어있다.
그래서 나는 한동안 하겐다즈가 프랑스 아이스크림이라고 생각하면서
왜 프랑스애들이 이름을 저렇게 지어놨을까 궁금해했었다.

네이버에 확인 결과,
하겐다즈는 분명 뉴욕 브롱크스에 본사가 있는 미국 기업인데
그 공장이 미국, 프랑스, 일본에 있고
아시아권 같은 경우는 일본제가 유통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양질의 원료를 프랑스에서 모아 한 공장에서 만들어 전 세계로 유통시킨다고 한다.

고로 기업은 미국 기업,
제품은 마데 프랑스인 것이다.



+_+ 재밌는 아슈크림 마케팅의 세계~

2008/02/16 15:32 2008/02/16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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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오늘 이 아이스크림이 정말정말정말 그리웠다.
나는 이런 디저트를 원했단 말이야-.
아이 원 유! 아이 원 유!
(WWF 모드로)

이탈리아에서 먹은 젤라또보다 훌륭했던 우리 동네 글라스
 정말로, 전 유럽에서 제일 맛있는 아이스크림 가게였다.

겨울엔 문을 닫는데 노엘시즌에만 한 일주일쯤 연다.
물론 나는 미리 여는 날짜를 수첩에 적어놨다가
정확히 그날 학교 끝나자마자 시내로 달려가서 사먹었다.
내가 말이야, 이런 글라스를 파는 동네에 살았던 사람이란 말이지.

아, 진짜 에르네스 한국 분점 내고 싶다.



2008/02/16 01:06 2008/02/16 01:06

달밤의 사랑타령

from Tous Les Jours 2008/02/15 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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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see Chagall, Nice




나는 사랑을 원하지 않는다.

사랑에 겨워 사랑을 하는 일도,
사랑과 사랑에 빠지는 일도,
사랑하기 위해 사랑을 찾는 일도.
나는 하지 않는다.  

할 수만 있다면
나는 평생 사랑을 피하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나는 내내 평안하고 고요한 마음으로 살아갈테니.

사랑하지 못해 안달하는 모습은
내내 보기 괴롭다.



내가 기억하는 사랑은,
내가 사랑이라 부르는 사랑은

어쩔 수 없는 사랑이다.

이렇게 공들여 간수해온 마음을
눈 뜨고도 아무런 수 없이 잃어버리고 마는 것.

소소한 웃음에, 좋은 목소리에.
별 시덥지도 않은 시시한 무언가에
슬그머니 마음이 기울어
수 많은 낮과 수 많은 밤을 어렵게 한다.

그것은 불가항력인고로,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2008/02/15 02:07 2008/02/15 02:07

Adieu, Henri Salvador

from Tous Les Jours 2008/02/13 2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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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리 살바도르의 노래 중에서는
Jardin d'hiver (겨울 정원) 를 가장 좋아한다.

그토록 감미롭고, 따뜻한 목소리로 노래하는 아흔살 할아버지는
다시는 볼 수 없으리라.

소금기를 머금은 여름 날 오후의 바닷물처럼
웃음기를 머금은 살바도르 할아버지의 목소리가
참 좋았더랬다.

Adieu, Henri Salvador .
 
 
 


 

2008/02/13 23:03 2008/02/13 2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