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긴 몰라도,
바네사 파라디로서는
열과 성을 다해 조니 뎁을 꼬실 필요가 없었을 거다.
remind yourself, first.
'Tous Les Jours'에 해당되는 글 136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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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흔 살이 되면,
클린트 이스트우드 같은 원칙주의자가 되고싶다.
그리고 보수당을 지지하는 완고한 할머니였으면 좋겠다.
그런데 이 나라는 도무지 내 꿈을 이루어 줄 것 같지가 않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신년 바캉스는 홈 씨어터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영화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앞으로 얼마나 더 볼 지 모르겠군요 ;)
모두 행복한 새해 맞이하시기를 바랍니다!
BONNE ANNEE A TOUS !
1
올 성탄절 내게 떨어진 선물은 유행성 독감
그리하여 나는 내게 주사 한대와 먹으면 땀이 펄펄 나는 약 이틀 분을 선물했다.
2
그래, 나 비었다.
그런데, 내가 언제까지 빈 여자애일것 같은가?
올해 첫 크리스마스 선물은
12월에 발간된 아멜리 노톰브*의 따끈따끈한 신작 소설과
아름다운 딸기맛 자일리톨 마이쮸 한통 ♡
사랑해 호링
* 아멜리 노통이라고 널리 불리지만
작가 본인은 노톰브라며 마음 상해 한단다.
1 ; 몇일 전
그가 말했다.
'사랑하면 그냥 동거 하면 되잖아요. 결혼할 필요 없잖아요.'
좀 더 사적인 자리였다면, 나는 다듬어지지 않은 말 속에 담긴 그의 생각을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해
몇가지 질문을 던지거나, 좀 더 자세히 풀어 이야기 해 줄것을 청했을 것이다.
2 ; 사실혼 관계
결혼이라는 남녀관계의 핵심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개인적, 사회적 삶을 공유하는데 있다고 본다.
서류가 가지는 의미는 법적인 관계의 성립을 뜻하지만, 이혼이나 재산관리와 같은 영역에 있어 필요한 선긋기에 불과하다. 혼인 신고 여부가 그 전부터 함께 살아온 두 사람의 일상을 송두리채 바꾸어 놓지는 않는다.
'함께 산다' 는 것이 바로 결혼의 알맹이다.
고로 내게 동거란 사실혼 관계, 말 그대로 실질적인 혼인관계이다.
3 ;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동거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후지다.
후진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나, 후진 생각으로 동거를 하는 애들이나 후지기는 매한가지.
'함께 산다' ; 쉽고 의미와 부담은 적다. 이따위 인식을 편리해서 좋다는 찬성이든 그래서 안된다는 반대든 양쪽이 사이좋게 나눠갖고 있는게 문제다. 정말이지 후져서 참을 수가 없다.
혼자 태어나 혼자 가는 삶에 누군가와 함께 살을 맞대고 일상을 공유하기로 작정하는 일을 하룻밤 자기삼기 마냥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결혼의 알맹이만 쏙 빼다가 쿨하고 똑똑하게 '일단 살아보고 결정해야지'를 외치는 애들이나, 그 알맹이인 동거를 그 어떤 별다른 숙고도 없이 천박경박하게 여기는 머리굳은 어른들이나.
방송 3사 및 그 외 셀 수 없는 케이블 방송 기자들을 다 데려다 놓고 요란스레 결혼식은 올려놓고 '법적 부부'는 아니었다며 참으로 편리하게 살림을 접는 골빈당 딴따라들, 그리고 그를 본받아 결혼해도 애 낳기 전까지 혼인신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참으로 똑똑하게도 딸들을 가르치는 아줌마들이 이 나라의 후진 결혼관, 연애관에 일조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4 ; 세가지 결합
최근에 남녀의 결합에는 총 세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신적 결합
육체적 결합
사회적, 또는 법적 결합
또 무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5 ; ultimate
ultimate : 최종적인, 마지막의, 궁극의
요 몇일 여러 모로 되새기고 있는 단어다.
지극히 개인적인, 바로 '나'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남녀관계에 있어 내가 지향하는 궁극점은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법적) 결합에 온전히 다다른 상태로,
한국 사회에서는 아마도 일반적이고 평화로운 혼인 관계에서만이 구축할 수 있는 틀이 아닐까 싶다.
(어디까지나 틀)
그래서, 얼마 전 웹서핑을 하다 읽은 누군가의 청첩장 글귀에서
'저희 두 사람만으로는 부족해 주님께 의지하고 여러분 앞에 약속합니다'* 라는 말이
매우 의미있게 다가왔다.
나는 아마도 주님께 의지할 일은 없겠지만, 종교를 포함해 혼인 당사자들이 몸담고 있는 모든 사회적인 측면을 아울러 결합을 약속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운 내가 바라고 꿈꾸는 것은 그런 귀하고 아름다우며 온전한 결합이다.
그래서,
나는 동거를 원하지 않을 뿐이다.
비가 온다. 오늘보다 추운 내일이 되려나 보다.
내가 사는 건물이 우뚝 솟아있는 동교동 삼거리 아스팔트 도로가 축축 젖었다. 나는 밤 새 차가 달리는 동교동 삼거리가 너무너무 싫지만 그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내게 비를 알려준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젖은 동교동 삼거리는 좋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배에는 토끼가 등에는 빨간 리본이 그려진 늘어진 노란 티셔츠를 입고 불 꺼진 창가를 몇 번 서성인다. 내가 좋아하는 젖은 동교동 삼거리를 본다. 나는 그 축축하게 젖은 길을 따라 그 손을 잡고 작은 커피와 큰 허니브레드를 사먹으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입고있는 노란 토끼 티셔츠 위에 눈사람 같은 까만 코트를 입고. 아마도 나가 찬바람을 쐬자 마자, 생각없이 신고 나간 부드러운 신발 끝이 젖어 들자마자 후회하겠지만. 그래도 가고 싶다. 새벽 두시에 그 손을 잡고 신발이야 젖거나 말거나.
게으른 나는 혼자서도 언제나 할 일이 많다. 이 답지 않은 겨울에 나는 조곤조곤하고 두꺼운 옛날 책을 열 두권 읽고 싶고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문법 공부 책 한 권과 단어 공부 책 한 권은 열심히 보고 싶고 이야기를 짓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렇지만 그보다도 단 둘이 북 클럽을 결성해 스물 네권의 책을 읽고 오백년 전부터 꺼내보지 않은 잉글리쉬 그래머 인 유즈와 워드 스마트를 책장에서 꺼내 잘 모르겠다고 설명해달라고 징징대고 싶고 열심히 이야기를 써서 읽어주고 싶고 그 날 아침에 만든 노래 두곡을 차례로 부르게 한뒤 못되게 크리틱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리고 새벽 두시에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나는 점보 허니 브레드가 먹고 싶다고 떼를 쓰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겨우내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해도 빈털이가 되고 새 학기에 무서운 선생님이 쁘띠뜨 네그르 라고 무섭게 혼내도 나는 생글생글 웃으며 뚜바비앙 빠드프로블렘 이라고 외치고 다닐거다.
하지만 오늘 밤 일단 나는 혼자고 일단 내일은 할 일이 있고 약속도 있고 읽을 책도 있으니 헬로 키티가 가득 그려진 이불 속으로 들어가 꼬마 번데기처럼 몸을 말고 자야겠다. 그저 잠들어버리기 전 한가지 오늘 떠난 슬픈 사람과는 그가 아무런 연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가 가진 세계고의 더듬이가 오늘은 좀 무뎠으면 한다. 그도 그냥 꼬마 번데기처럼 몸을 말고 깊이 잠들었으면 좋겠다.
간결하게 말해봅시다.
무엇이, 왜 싫었고,
무엇이, 왜 좋았는지.
간결하게 말해봅시다.
I wanna get A strong heart.
강한 심장을 가지고 싶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해 평생을 뛰는
단 하나의.
1 년을,
천천히 식어가는 욕조인 양 미지근한 속으로 보냈지요.
좋아하는 읽기가 뚝 끊기고
좋아하는 쓰기도 멈추더니
나중엔 살림도 내팽겨쳐두고
그 좋아하던 부엌조차 들여다보질 않았어요
여러 날과 여러 달을,
헤아리기도 부끄러운 수 백, 수 천 시간을 그저 흩뿌리며
어찌나 마뜩찮던지요.
겨우, 아주 조금씩 조금씩
공부를 계속 해 올수 있었던 것이
이 나를 구해주어
돌아오는 해에는,
새로운 학교에서
지금까지 소소하게 이어온 내 공부를
새로이 하게 되었어요.
수 년을 좋은 사람이 하나 없더니,
저 먼 곳에 귀여운 사람도 하나 눈에 띄었고요.
덕분에 이른 새해 소망은,
똑똑하고 예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이루는 겁니다.
사랑하는 내 여러분,
돌아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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