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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rente-huit 2009/08/26
  2. trente-sept 2009/08/25
  3. trente-six (2) 2009/08/24
  4. trente-cinq 2009/08/20
  5. trente-quatre 2009/08/17
  6. trente- trois 2009/08/16
  7. trente-deux 2009/08/15
  8. trente et un 2009/08/15
  9. trente 2009/08/12
  10. vingt-neuf 2009/08/12

trente-huit

from Le Cinéma 2009/08/26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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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oy in the striped Pajamas
줄무늬 파자마를 입은 소년
/Mark Herman

지금까지 홀로코스트(Holocaust)를 다룬 영화는 여러 편 보았지만, 이만큼 극적이며 동시에 인간적인 영화는 없었다. 2차 대전은 유태인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주었지만 그보다도 인간의 광기가 전 세계의 역사 위에 그어놓은 길고 깊은 칼자국으로 기억 하는 것이 옳다. 영화를 막 보고 나서 가장 먼저 그런 생각이 들었다. 가하는 편도 당하는 편도, 사람이었다.
강 약 중강 약 조절해가며 드라마를 이끌다 마지막에 휘몰아치는 솜씨가 대단했다. 홀로코스트를 다루고 있지만 '우리가 이렇게 당했다', 혹은 '이렇게 잔혹했다'는 식이 아닌 점도 마음에 들었다. 시대의 흐름에 쓸려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사람들의 이야기였으며, 그렇기에 시대와, 인간을 바라본 작품이라 하겠다.  


2009/08/26 17:52 2009/08/26 17:52

trente-sept

from Le Cinéma 2009/08/25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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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olerable Cruelty
참을 수 없는 사랑
/Joel Coen

지금까지 본 코엔 형제의 영화 가운데 가장 재미있었다. 개인적으로, 심각한 코엔 필름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이 영화는 부담이 없으면서도 코엔형제의 질 좋은 양키소스가 충분히 녹아있어 보는 내내 유쾌하고 흥미진진했다. 코엔 형제의 영화를 좋아할 수 밖에 없는 이유 중 하나가, 말도 못하게 미국스러우면서도 '보기에 좋으시기' 때문이다. 박장대소부터 쓴웃음까지 시종일관 다채로운 코메디를 보여주면서도 지성과 미적 센스를 잃지 않는 그들의 연출력은 언제나 반짝반짝 빛이 난다.
하나부터 열까지 예측가능한 그 전형성에 박장대소할 수 밖에 없는 오프닝이 재미있고 뒤따르는 오픈 시퀀스가 귀엽고도 감각적이다. 조지 클루니와 캐서린 제타존스만 보고 '참을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기대하지만 않는다면 충분히 즐거울 것이다.
   




2009/08/25 13:27 2009/08/25 13:27

trente-six

from Le Cinéma 2009/08/24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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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d Man
데드 맨
/Jim Jarmusch


첫번째 짐 자무쉬였다. 사실 '커피와 담배'를 보고 싶어서 DVD를 구입해 두었는데, 집에 있는 동안에는 IPTV를 열심히 보기 때문에 서비스 영화 목록에서 발견한 '데드 맨'을 먼저 본 것이다.
굉장히 시적인 영화였다. 평소에 자막 없이 외국 영화보기에 큰 무리가 없는 사람이라면 자막 없이 보기를 추천한다. 빠르거나 어렵지는 않은데, 번역에만 의지하면 인디언의 선문답같은 대사의 매력이 어쩔 수 없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나는 조니 뎁을 연기파, 개성파 배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보고서야 알았다. 그는 끝내주게 잘생긴데다 묘한 매력까지 지닌 남자다.
스타일 좋기로 유명한 짐 자무쉬이기도 하지만, 직접 확인한 그의 작품은 상상 이상으로 매력적이었다. 지나치게 가벼운 표현이라는 생각은 들지만, 이 영화의 엔딩은 그야말로 환상적이었다.


2009/08/24 20:19 2009/08/24 20:19

trente-cinq

from Le Cinéma 2009/08/20 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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墮落天使
타락천사
/王家衛 (왕가위)

왕가위의 영화를 관통하는 감성은 '쓸쓸함'이라 생각한다. 왕가위 감독의 이야기에 일관되게 흐르는 전제는 이룰 수 없는 사랑의 아픔이나 이루어진 사랑의 격렬한 행복, 배신이나 복수가 보여주는 처절함와 같은 강렬하고 극단적인 희노애락이 아니다. 홀로 와서 홀로 떠난다는, 누구나 본질적으로 하나의 개체일 수 밖에 없는 인간의 모습이, 바로 왕가위의 영화를 엮는 기본적인 씨실이다. 그래서 그렇다. 손을 뻗으면 닿을 수 있을 것만 같은 사람을 앞에 두고도 손을 뻗지 않는 그이나, 자신을 향해 뻗은 손을 보고도 서글한 웃음만 짓고 마는 그이를 이해할 수 있을 것만같은 느낌이 드는 것도. 왕가위의 인간들은 모두, 천애고아다.
왠지, 이 영화를 보고야 왕가위를 조금 이해 할 수 있게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금성무의 연기와, 중경삼림과 겹치는 엔딩이 아름다웠다.   
2009/08/20 12:36 2009/08/20 12:36

trente-quatre

from Le Cinéma 2009/08/17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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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boum
라 붐 (파티)
/ Claude Pinoteau

소피 마르소의 영화 데뷔작. 80년대 사운드의 'reality'가 흘러나오는 산뜻한 오프닝에 더욱 산뜻한 열 네살 소피 마르소가 갈색 단발머리를 찰랑거리며 등장한다. 미모는 노력의 결과라는 '통념'을 받아들이며 사는 21세기 대한민국 20대일지라도 이자벨 아자니와 소피 마르소를 보면 고전적인 '미인'에 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적당히 유머러스한 시선으로 주인공 빅(Vic)의 주변 인물들을 그면서도 다 자란척 하는 열 네살 아이들은 그 나이답게 어설프고 제 멋대로다. 미국 하이-로우틴 영화에서라면 분명히 등장할 조숙한 여자아이와 속 깊은 남자아이의 만남 대신, 자고만 일어나도 마음이 바뀌는 아이들의 말 그대로 철모르는 시절의 이야기가 알록달록 하면서도 현실적이다. 80년대 프랑스 아이들의 학교 생활과 등장하는 인물들의 80년대 패션도 적지 않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2009/08/17 23:05 2009/08/17 23:05

trente- trois

from Le Cinéma 2009/08/16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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神童
신동
/Koji Hagiuda

약간의 관심을 가지고 있던 차에 마츠야마 켄이치의 필모그래피 위에서 이 영화를 다시 만났다. 별 기대는 없었다. 관심있는 배우가 출연하고 좋아하는 소재를 다룬 영화라는, 두 가지 사실 만으로도 이 영화를 본 이유는 차고도 남았다. 순전히 개인적으로 말이다.
다시 말하면 남에게 추천할 수 있는 영화는 아니었다. 두 주연배우 중 한 사람이 좋아서, 감독이 좋아서, 혹은 고전음악이 좋아서 이 영화를 '개인적으로' 선택할 수는 있겠지만, 누군가에게 함께 보자고 말하기는 어렵다. 지독히 미약한 감흥만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음악 천재와 귀울림이라는 진부하고도 자극적인 이야기를 하고 있으면서도 최대한 밋밋하게 찍기위해 노력한 영화같았다. 충분히 드라마틱한 설정임에도 모든 감정선을 절제한 결과, 유치하지는 않지만 무미건조해지고 말았다. 우리나라와 약간은 다른 음대, 음악계의 분위기를 엿보는 재미가 있었던 것이 작은 즐거움이었다.






2009/08/16 23:39 2009/08/16 23:39

trente-deux

from Le Cinéma 2009/08/15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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グ-グ-だって猫である
구구는 고양이다
/犬童一心 (이누도 잇신)

이누도 잇신과 우에노 주리라는 조합으로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 '조제, 호랑이, 물고기들'이나 '메종 드 히미코'에서 보여주었던 감성과는 사뭇 다른, 봄날 고양이처럼 귀엽고 가볍고 그러면서도 잔잔한 영화이다. 좀 밋밋할지도 모르겠지만, 또 일본 푸딩같은 밋밋한 영화를 보고 싶은 날 골라 보면 좋을 작품이다. 고양이를 좋아한다면 언제든 좋을테고. 주리짱의 활약을 기대하는 관객이라면 실망스러울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배우 하나가 튀는 영화가 아니라는 점이 바람직했다.
여기 저기서 많이 보았던 세이지 역의 카세 료를 보며 이상하게도 마음이 흔들렸다. 속 깊은 젊은 남자. 비중이나 대사가 많지도, 잘생기거나 몸이 좋지도 않은데도 저런 남자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흔이 되기 전에는.



2009/08/15 16:57 2009/08/15 16:57

trente et un

from Le Cinéma 2009/08/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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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re los ojos
오픈유어아이즈 (눈을 떠요)
/Alejandro Amenabar

톰 크루즈와 페넬로페 크루즈를 엮어놓은 '바닐라 스카이'의 원작으로 더 유명한 작품. 나는 아직 '바닐라 스카이'를 보지 않았고, 그 영화를 만나기 전에 먼저 '아브레 로스 오호스'를 보고 싶었다. 많은 작품들이 그러하듯, 한국에서의 홍보 타이틀은 영문 타이틀을 그대로 읽은 '오픈 유어 아이즈'다. 페넬로페 크루즈는 두 작품에 모두 출연했다. 참 알수록 괜찮은 필모그래피의 배우다.
나는 여전히 텍스트의 가능성과 역할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영화는 영화 나름의 장기를 가지고 있다. 나의 '상상'을 키우는 데 텍스트가 적합하다면, 타인의 '상상'을 엿보는 데는 영화만한 장르가 없다. 무어라고 불러야 할지는 잘 모르겠지만, 환상과 현실, 과거-현재-미래를 오가는 진행의 미스테리 판타지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연출이 조금 거칠지라도, 그 세계와 상상을 엿보는 재미는 크다.
같은 스토리로 제작된 영화가 두 편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영화를 끌어가는 핵심적인 아이디어가 기발한 작품이다. 12년 전에는 더욱 그러했을 것이다.
2009/08/15 16:35 2009/08/15 16:35

trente

from Le Cinéma 2009/08/12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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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onJamon
하몽하몽 (햄 햄)
/Bigas Luna


이 영화에서 페넬로페 크루즈가 처음 등장하는 장면을 보자마자 내 머릿속을 스친 질문 하나가 있었다. '저토록 드라마틱한 얼굴을 가진 여자가 배우가 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할 수 있었을까.' 십 오년전의 페넬로페 크루즈는 당연히도 앳되고 풋풋한 얼굴이었지만 그때부터 이미 모든 작업이 끝난 마스터피스같은 분위기를 지니고 있었다.
영화 오프닝을 보며 하비에르 바르뎀도 출연했다는 사실을 알았는데, 그가 근육정력남의 모습으로 화면에 등장했을때 풋 하고 웃어버렸다. 그의 필모그래프와 연기 폭은 정말이지 종잡을 수가 없다. 어디서든 하비에르 바르뎀을 보면 1차 단발머리 살인마가 떠오르니 아무래도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로 처음 만난 것이 영영 하비에르 바르뎀이라는 배우를 이해하는데 장애물이 될 것 같다.
스페인어권 영화들을 보면서 자주 '관계'를 그리는 그들의 시선에 매료되곤 한다. 부모, 부부, 연인, 형제, 친구라는 관계 사이의 미묘한 줄긋기는 어느 순간 비현실과 초현실의 경계를 오가며 이야기를 엮는다.  벽을 타고 천장 위로 흘러 올라가는 물줄기를 바라보고 있는 듯, 그렇다.

2009/08/12 18:26 2009/08/12 18:26

vingt-neuf

from Le Cinéma 2009/08/1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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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NRolla
락큰롤라
/Guy Ritchie

가이 리치답다. '록 스탁 앤 투 스모킹 배럴즈'에서 번뜩였던 가이 리치의 스타일은 시간이 지나 더 안정적이고 세련된 연출력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흥미진진한 브리티쉬 필름을 내 놓았다. 호불호가 확실하게 갈리는 영화풍이고 작품 수가 많은 것도 아니지만 이렇게 확실한 색깔을 가진 감독이 있다는 사실 자체가 영국 영화의 질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음악에 남다른 조예를 가진 가이 리치답게 장면장면 사운드가 정말 좋다. 지나치게 말초신경을 자극하지 않으면서도 계속해서 귀에 걸린다. 멋진 남자로 확실하게 자리매김한 '300'의 레오니다스 제랄드 버틀러의 호연도 눈에 띄었고 그와 탠디 뉴튼의 섹시 발랄한 댄스 씬은 이 영화에서 가장 잊지 못할 장면으로 남았다.  



2009/08/12 09:35 2009/08/12 09: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