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s auteurs
작가들
마음에 드는 오래된 의자와, 마음에 드는 오래된 탁자가 있었다.
탁자와 의자라는 이름보다, 책상과 걸상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모양이었다.
조금씩, 오래오래 따뜻하게 마실 수 있도록 큰 사기 포트에 담아 내는 진한 커피와 진한 초콜릿보다도,
헤밍웨이는 그 책상과 걸상과 동그랗고 밝은 조명을 좋아했으리라 생각했다.
레 되 마고
les deux magots

les auteurs
작가들
마음에 드는 오래된 의자와, 마음에 드는 오래된 탁자가 있었다.
탁자와 의자라는 이름보다, 책상과 걸상이라는 이름이 더 어울리는 모양이었다.
조금씩, 오래오래 따뜻하게 마실 수 있도록 큰 사기 포트에 담아 내는 진한 커피와 진한 초콜릿보다도,
헤밍웨이는 그 책상과 걸상과 동그랗고 밝은 조명을 좋아했으리라 생각했다.
레 되 마고
les deux magots
un café ⅰ
커피ⅰ
나는 커피에 길들여진 도시인이다. 꼭 술이, 담배가, 약이, 섹스가, 도박이 아니더라도 내가 무언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닿는건 좀 씁쓸한 일이더라.
나는 늘상 커피를 마신다. 아침 식사를 마치고 나서, 오전에만 통역 수업이 네시간 일 때, 점심 후에, 그리고 다음 날 일찍 일어나지 않아도 되는 밤 조용히 즐거워하며.
커다란 바닐라 라테가 라테가 되고, 라테가 아메리카노로, 아메리카노가 설탕을 넣은 에스프레소가 되었을 때 나도 다 컸군 생각했다. 그런데 설탕을 넣은 에스프레소가 설탕을 넣지 않은 에스프레소가 되고, 에스프레소 도피오가 되더니 이제는 가끔 이탈리안 스트롱 커피 맛을 떠올린다.
그 따끔따끔한 씁쓸함과 시큼함.
산 에우스타키오 일 카페
sant' Eustachio il caffe'
Up in the air
인 디 에어
/ Jason Reitman
이 영화를 발견한 건 런던에서였다. 파리에 돌아오니 파리 시내에도 이 영화의 포스터가 걸려있었다. 보고 싶었는데, 그러지 못한 걸 아쉬워 하던 차에 서울에서 다시 만났다.
대부분의 요즘 영화들은 완벽에 가까울만큼 꾸밈새가 좋다. 감독의 안목, 내지는 취향을 뒷받침 할 만한 영상기술과 투자 덕분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진정 독창적인 아이디어와 그를 표현할 기발하고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통해 관객에게 말을 거는 영화를 만나기는 쉽지 않다.
그런 면에서 제이슨 라이트먼의 'Up in the air (하늘에서)'는 눈에 띄는 작품이었다. 근사한 눈요기나 숨막히게 멋있는 인물같은 '쌔끈한' 영화적 요소들을 제외하고도 끊임없이 말을 걸고, 질문을 던지는가 하면 농담을 건네며 보는 이를 끌어당긴다.
라이트먼 감독의 2007년작 '주노'만 두고 생각하더라도 마구잡이로 늘어놓다가 마구잡이로 수습하는 영화는 아니겠군 싶지만 큰 감흥은 없었던 '주노'에 비해 'Up in the air'는 나를 향해 여러 가지 크고 작은 아이디어와 감흥들을 실내야구장의 야구공처럼 쏘아댔다.
솔직히 영화 속 인물에 이만큼 공감한 적이 없었다. 조지 클루니가 연기한 '라이언 빙험'과 같은 생각을 하고 사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납득했다. '틀린 말 하나도 없잖아' 라고.
구글에서 포스터를 찾다가 우연히 이 영화의 포스터와 코엔 형제의 'intolerable cruelty'를 함께 붙여놓은 이미지를 보았다. 그 덕분에 나는 'intolerable cruelty'의 마일즈 매씨와 'in the air'의 라이언 빙험같은 캐릭터를 연기하는 조지 클루니를 좋아한다는 점을 깨달았다. 두 캐릭터는 개인주의적이고 자기 중심적이지만 유쾌하고 인간적이다. 그리고 조지 클루니는 그런 캐릭터에 아주 잘 어울리는 배우임에 틀림없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에 벨라의 친구 '제시카'역을 맡았던 안나 켄드릭은 그 어설픔이 진짜 사회 초년생 '나탈리 키너'에 딱 들어맞았다. 대성할 타입은 아닌 것 같은데 그래도 반갑긴 했다.
Tu ne saura jamais que je t'aime tant.
mon petit petit petit frère aux citrons
chez Babington
Rome
Chausson aux pommes allongé
긴 사과파이
우리는 배가 고팠다. 아침나절부터 부지런히 문을 열고 샌드위치, 피자, 감자튀김과 키쉬를 한꺼번에 팔고 있던 그 가게를 뒤도 돌아보지 않고 지나친 이후로 거리 이름이 세 번 인가 네 번 바뀌도록 그 흔한 빵집 하나를 못 만났다. 마들렌을 지나 콩코드 광장을 거쳐 튈르리 옆 길을 쭉 걸어내려가다 드디어 한 점원이 유리 진열장에 잘 구운 팽 오 레젱을 차곡차곡 쌓고있는 모습을 발견했다. 그녀는 상냥했다. 그 상냥함에 반해 나는 생전 손을 뻗지 않던, 갓 구운 길다란 사과 파이도 달라고 말했다.
투명한 비닐봉투에 우리가 고른 빵 두 개와 세 번도 쓸 수 있을 것 처럼 튼튼해 보이는 흰색 냅킨을 넣어 건네는 그녀는 겨울 파리 사람 답지 않게 생글생글했다. 덩달아 배고픈 우리도 생글생글 웃었다. 바삭바삭한 팽 오 쇼콜라와 한 입 물면 뜨뜻한 사과 절임이 배어나는 긴 사과 파이가 다시 튈르리로 향하는 우리의 잰 걸음에 웃음을 더했다.
앙젤리나
Angeli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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