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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파썰기와 수국 (2) 2008/06/22
  2. _ 너의 재주 (4) 2008/06/20
  3. 미엘베베와 쵸코퐁듀를! (4) 2008/06/15
  4. Birthday girl (6) 2008/06/11
  5. 숨쉬기 (2) 2008/06/11
  6. _ 수도꼭지를 열고 2008/06/07
  7. _ c'est trop... (1) 2008/06/07
  8. _ 웃음이 난다 (5) 2008/06/03
  9. [5월의 책읽기] 폭풍 5월 2008/06/02
  10. 이제는 안됩니다 2008/06/01

파썰기와 수국

from Tous Les Jours 2008/06/22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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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장고 안에서 조금씩 시들어가던 파를
몽땅 썰어 얼려둘 생각이었다.

탁탁탁탁 칼질에 따라
초록색 파들이 동글동글 생겨나가던 중,
어느 순간 도마 위 동그라미들 위로
초록색 하트가 수북히 쌓였다.

그 모습이 너무 귀여워
파를 썰다말고 카메라를 찾아
사진을 찍었다.

초록색 연두색
건강한 하트.

향도 있고,
맛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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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단순한 일상을 사는 사람이다.

조그만 집에서 소소한 살림을 꾸리고,
그 집을 혼자서 어지르기도,
혼자서 치우기도 하며
그렇게 지낸다.

책을 보고, 공부를 하고,
가끔은 운동 삼아 훠이훠이 걷는 산책도 한다.

베란다가 없어도 작은 화분들을 받아다 기르고,
꽃병이 없어도 꽃을 사다 꽂는다.

그래서, 내 일상은 조용하지마는,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바랄나위 없는 나날이지만
하나를 더 할 수 있다면,

그 또한 건강한 일상을 사는 이였으면 한다.









2008/06/22 00:39 2008/06/22 00:39

_ 너의 재주

from Tous Les Jours 2008/06/2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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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빈티나는 노트북 바탕화면.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DVD는 대체 언제 나오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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쫌 정신없이 자라고 있는 우리집 이쁜이
그러나 나는 자유 방임주의형 엄마다.
 
차이니즈핑크라 이름이 핑키였는데 황당하게도 하얀 꽃을 피우다 말았다.
음, 앞으로 신경 쓸테니 고 예쁜 얼굴 한번만 더 보여주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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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가들에게 물을 주는데 쓰는 사랑스러운 민트색 철제 포트와
참으로 예민하고 도도하신 수국.

저 아이는 우리집에 오자마자 마구 신경질을 내며 꽃을 전부 떨궈버렸다.
그러나 내가 전혀 개의치 않자,
착하게 아래서부터 다시 새싹을 키워 올리고 있다.
암, 그래야 내 새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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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는 부엌.

나는 아이스커피 만들기의 명수다.
그리고 저 계량컵에 한가득 채워 마신다. 꿀꺽꿀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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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열 여덟살때부터 사랑하여 어디든 끄집고 다니는 3달러짜리 포트와
추석특집으로 나와 사계절 어울리는 보라색 토끼 컵.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바탕화면에 잘 어울리는 블루베리 세트.





photo by nana

잊고 있었던 내 일상의 괜찮음을 일깨워준
나나팔크의 사진.
 참 쓸만한 그녀의 재주.
2008/06/20 23:04 2008/06/20 2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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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사람처럼 귀여운 쵸코 퐁듀 그릇♡
뮹언니한테 드디어 받았다.
심플하고 귀여운 녀석으로. 므흐흐흐

소꼽놀이를 무진장 좋아해서 부엌 살림 선물을 많이 받는 편인데
받을때마다 참 기분 좋다.
여자라서 행복해요, 혹은 베베라서 행복해요 :)












그 누구도 당신의 허락 없이 당신에게 열등감을 느끼게 할 수 없다. 라고
엘레노어 루즈벨트가 말하고,
 귀염둥이 왱이 내게 전했다.

언제나 아메리칸 어패럴의 옷처럼 베이직하면서도
마카로니 햄 치즈처럼 따뜻한 응원을 할 줄 아는 녀석은
내가 학교에서 만난 최고의  natural sweet heart dumb babe




2008/06/15 23:21 2008/06/15 23:21

Birthday girl

from Tous Les Jours 2008/06/11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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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에 꽃 꽂은 베베 하와이안느
웃고 있습니다.

이제 만 스물 셋.
얏호!

 


 

2008/06/11 23:55 2008/06/11 23:55

숨쉬기

from Tous Les Jours 2008/06/11 07:31


아픈 새벽



2008/06/11 07:31 2008/06/11 07:31


전화기 저편으로 울리던,
정직하고, 다정한 목소리.

예의 까끌까끌하면서도 소년같은 목소리로
그는 너무나 간단한 이야기를 했다.  

그 교과서처럼 곧고 당연한 이야기를
그 누구도 내게 해주지 않았더랬다.

어떻게 해야할까
머릿 속으로 파리와 서울을 백번도 넘게 달렸던,
그래서 얼마나 지쳤는지 헤아릴 새도 없이 또 생각에 생각을 거듭해야만 했던 내게.
저 멀리서.

그 목소리를 듣고서
나는 차오른 눈물샘을 꾹꾹 누르다가
결국 몇 번은 조금 울었던 것 같다.


올 여름, 평화의 이름으로 떠나는 그에게 신의 가호를.


2008/06/07 17:13 2008/06/07 17:13

_ c'est trop...

from Tous Les Jours 2008/06/07 00:02




Tu vois? Je me déteste.











2008/06/07 00:02 2008/06/07 00:02

_ 웃음이 난다

from Tous Les Jours 2008/06/03 22:29


싹 날아갔다.

미쳤었구나.
내가 정말, 미쳤었다.


이틀 동안 여섯시간 자고 났더니
바로 열감기가 붙었다.

웃음만 난다.




2008/06/03 22:29 2008/06/03 22:29


'T.S. Eliot 이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했다지, 그건 나한테도 마찬가지야'
그녀는 내게 그렇게 말했고, 나는 웃었다.

내가 웃은 걸 무덤 속 엘리엇이 알고 벌떡 일어났나보다.
1일부터 31일까지 나의 지난 한 달은 공부든 일이든 전방위로다가 구석구석 끝내주게 잔인했고
그 잔인한 5월에 꼭 붙들린채, 나는 오로지 그 시간을 버텨내기위해 애를 썼다.

그러고 났더니 남은 건 그야말로 너덜너덜해진 일상.  진정, 5월 한 달간 한 게 없다.
운동도 꼬박 한 달동안 빼먹고 공부도 안했다.
더 기가막힌건 5월 한달내내 본 책이 고작 세 권이라는 사실.

어쨌든 월말이고 정리는 해야겠기에 하는 포스팅. 심히 부끄럽다.
어쩌자고 그렇게 막 살았단 말인가.


1

La petite bijou
- Patrick Modiano

작년 여름, 라호셸을 떠나던 무렵 민언니에게 얻은 책.
민언니가 좋아하기도 했고, 최근에 선생님께서도 뮈소와 함께 읽을 만 한 작가로 권하셔서 반가웠다.
모디아노도, 가발다도 편안해서 좋아한다.
불어로 읽는것도 힘든데 글까지 삐죽삐죽이면 참 못마땅하거든.
홀랑홀랑 넘어가는 번역본들을 두고 왜 이러고 있나 생각해보면 우습기도 하지만 이 작품은 꽤 쉽게 읽혔다.  

예전에 이 책을 살짝 읽다 말았을땐 몰랐는데, 분위기가 참 좋은 작품이다.
사실 이런 과거에 쩔쩔매는 주인공, 이야기 모두 난 참 별로였는데 말이지.
'엄마 찾아 삼만리' 같은 골자는 둘째치고 주인공이 만나는 사람들과 걷는 거리의 이미지가 좋았다.
그래서 읽다보면 파리가 그리워진다. 특히 그 싫었던 샤틀레나 별 감흥 없었던 알레지아 같은 동네가.
요즘처럼 떠나고 싶은 때엔 읽지 않는 것이 좋을지도 모르겠다.

우리나라나 일본에서 젊은 불문학도들에게 사랑받는 작가이기도 한데,
읽어보면 왠지 젊은 사람들에게 잘 맞을만 하다는 생각이 든다.
번역본도 있다. '작은 보석' 이라고.
찾아본 적은 없지만 프랑스 소설에 관심있는 이라면 읽어볼만 하겠다.


2

Cooking for Mr. Latte.
-Amanda Hesser

서울시내 대형 온,오프라인 서점을 모두 뒤져 찾아낸 한 권.
2004년 작이 올해 번역되어 해외주문을 넣어도 원서를 찾기가 좀 성가신 상태였지만
분명히 예전에 수입이 된 적이 있었던 책이라 뒤지면 분명히 걸려들거라고 믿었다.
 
커버에 붙어있는 스티커가 살짝 들린채로 내 손에 들어온 이 책이 얼마나 반가웠는지 모른다.
내용 자체는 대단할게 없지만 각 장의 에피소드들이 대체로 무척 사랑스럽고 따뜻하다.
게다가 귀여운 레시피들이 꼼꼼하게 정리되어있어 궁금할때면 쏙쏙 빼서 써먹을 수도 있다.
그래, 순전히 개인적인 취향으로, 나 이런 책 진짜 좋아한다.
걸리기만 하면 무조건 다 산다고 보면 된다. 국내에서 못 구하는 경우, 해외주문도 서슴치 않는다.

사건이나 긴장관계 같은 건 눈 씻고 찾아봐도 등장하지 않는다.
한장 한장 조곤조곤 읽어가는 재미가 있고, 먹기 좋아하는 따뜻한 주변사람들과의 이야기와 더불어
음식에 감각이 없을 뿐, 지적이고 온화한 남자친구(!)와의 순조로운 러브스토리로 채워져있다.
막판 감동은 마지막장에 등장하는 윌리엄 카를로스 윌리엄즈의 자두시.
무척 좋아하는 시이기도 하고 이 소설에 참 잘 어울리는 축시라 읽고나서 혼자 감동의 도가니탕에 빠졌었다.

한가지 팁.
작가가 프랑스에서 요리를 공부했는지 영문 텍스트임에도 불어 단어가 난무하는 편이다.
미국인이라면 오히려 친숙할지도 모르지만 불어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이 읽기에는
그리 편안한 원서는 아닐 듯.

그래도 이 책에 관심이 있다면 대안은 번역서다.
올해 '미스터 라떼'라는 제목으로 번역되었고, 나름대로 레시피 번역과 검수는 '이탈리아(?)'에서
요리를 공부한 사람에게 따로 맡기고 검수도 한 모양이니 나름대로 신경을 썼다고 할 수 있다.
번역서를 읽어보진 않아 잘은 모르겠지만 역서를 읽는 편이 두배는 편안할 것 같다.
 

3

미학 오디세이 2
- 진중권

이 책, 정말 질리도록 오래 붙잡고 있었다.
왜 읽느냐는 질문도 무지 여러번 받았다.
답은 그냥. 문학전공했다고 맨날 문학만 붙들고 있는것도 아니고,
의외로 주변에 미학이나 예술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그런 편도 아니다.
어쩌다 그 유명한 미학 오디세이를 한 권 구해서, 그것도 평소 신기하다고 생각하는 마그리트가 주제라
읽은 것 뿐이다. 다 읽고나니 1권에서 다루는 에셔가 훨씬 신기해져서 1권도 읽어야 하나 고민하고 있다.

어쨌든 본격적인 '서양미학'에 관한 책을 살짝 맛보고 난 소감은,
흥미롭기는 하나 역시 내 분야로 삼고 싶은 정도는 아니라는 것.
학교 다닐때 예술학 복수전공을 생각하기도 했었는데 애초에 본능대로 영문학 하기를 잘했다는 결론이다.
남이 할 때 좋아보이는 걸로 됐다. 예술학이라 부르든 미학이라 이르든.

하지만 미학에 철학, 언어학과 문학이 함께 만나는 모습은 매혹적이었다.
지금이야 학문들이 서로 미끄덩거리며 따로 놀고 있지만, 결국 서로 무엇하나 버릴 게 없더라는 이야기지.
말 많은 진중권교수지만, 그 실력과 내공은 인정하고 들어가야겠다.
한 학기 내내 봐도 대체 무슨 소리를 하고 있는지 알 수 없는 '교수'들을 여럿 보며 대학을 다닌 바,
이렇게 여러가지 형태를 가지고 자신의 전공 분야를 말랑말랑하게 설명해내는 실력은 정말 멋있다고 생각한다.



 

2008/06/02 14:36 2008/06/02 14:36

이제는 안됩니다

from Tous Les Jours 2008/06/01 12:58




제발 유모차는 끌고 나오지 마세요.
걸음마도 제대로 못 익힌 아이들, 안고 업고 나오지 마세요.
가방메고 학교도 못 들어간 아가들에게 교육보다 중요한 건 안전과 보호입니다.








2008/06/01 12:58 2008/06/01 12: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