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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야밤의 하이쿠 잡담 2008/12/15
  2. 어떤 날 2008/12/12
  3. 왜 나는 동거를 원하지 않을까 2008/12/11
  4. the cookie jar chant 2008/12/09
  5. 동백 아가씨 2008/12/04
  6. 비오는 밤 연애 망상 (1) 2008/12/02
  7. 연습이 필요해 2008/11/28
  8. I wanna get 2008/11/24
  9. 여러분들에게, 근황. (2) 2008/11/22
  10. Hey guys 2008/11/08

야밤의 하이쿠 잡담

from Le Signet 2008/12/15 02:02


일본의 전통시 하이쿠는 흔히 꿀벌에 비유된다.
몸집은 작지만 꿀과 침을 함께 가지고 있어 읽으면 따끔하면서도 달콤하다는 것이다.

- "하이쿠와 유키요에 그리고 에도시절"에 쓰인 신경림 시인의 추천사 가운데서


따끔하고도 달콤한
꿀벌같은 작은 글.








*

하이쿠와 동류의 일본 전통시들이 주석에 주렁주렁 매달려 추리에는 집중하기가 영 힘든
요코미조 세이시의 추리소설을 저녁 내 읽었다. 그리고
올 여름에 종로서 충동구매하고서는 방바닥 책꽂이 -> 그 근처 방바닥 -> 앉은뱅이 책상 위로 온 방안을 굴러다닌
"하이쿠와 유키요에 그리고 에도시절"과 눈이 맞았다.

아 정말, 나는 게으르고 멍청한 운명의 노예인가보다.
생각없이 빌린 추리소설과 생각없이 사들인 그림책이 반년만에 이토록 완벽한 세계가 되어 나를 이끌다니.
골라놓은 책 열권의 맨 밑에 깔려있는 걸 꺼내 책장을 스르륵 넘겼더니,
화투는 못쳐도 동양화는 아름답구나.

일단 이 책부터 밑줄 그어가며 읽기로 결심했다.


역시
마음에 드는 책은 방바닥에 굴리더라도 일단 지르고 보면 인연이 된다는 아름다운 교훈을 얻었다.


2008/12/15 02:02 2008/12/15 02:02

어떤 날

from La Table 2008/12/12 21:06

1

'비가오나 눈이오나' 같은 노래를 틀어놓고
따뜻하게 김이서린 부엌에 서서 밥을 짓고
커다란 냄비나 솥에 가득, 국을 끓이거나 카레나 스튜를 만들고 있으면
왠지 나도 괜찮은 여자가 될 수 있을 것만 같다.

돼지고기와 야채를 냄비 가득 넣어 젓기도 곤란한 카레
팽이버섯 한봉지를 전부 집어넣은 라볶이
모짜렐라 치즈와 청량 고추를 듬뿍 넣은 펜네 아라비아타
생일엔 미역국 매서운 바람 부는 날엔 무우 국 눈 오는 날엔 떡만두 국


2

내 취향은 아니었지만, 달달하고 포근포근했던 리에주 와플을 사서 친구와 나눠먹으며 백화점까지 걸었다.
그를 위해서라면 이제 막 손에 들어온 탐스러운 열매도 버리고 떠날수 있다고 말하는 그녀도,
온 마음을 담은 동감의 표현으로 몇번이고 고개를 끄덕인 나도,
아직은 사랑 타령으로 얼마든지 휙휙 삶의 핸들을 틀어버릴 수 있는 나이라 좋구나.

그를 만나러 상하이로 날아간다는 그녀가
더 행복한 결정을 내릴 수 있었으면 좋겠다.


3

추웠다.
바람을 맞으며 야채와 카레와 탄산 사과주스가 든 봉지를 들고 걸었다.
엘리베이터 벽에 빨개진 볼이 보였다.
그 빨개진 볼로 달려가 보고 싶었다고 보고싶었다고 말하고 싶었다.




2008/12/12 21:06 2008/12/12 21:06


1 ; 몇일 전

그가 말했다.
'사랑하면 그냥 동거 하면 되잖아요. 결혼할 필요 없잖아요.'

좀 더 사적인 자리였다면, 나는 다듬어지지 않은 말 속에 담긴 그의 생각을 좀 더 정확히 알기 위해
몇가지 질문을 던지거나, 좀 더 자세히 풀어 이야기 해 줄것을 청했을 것이다.



2 ; 사실혼 관계

결혼이라는 남녀관계의 핵심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개인적, 사회적 삶을 공유하는데 있다고 본다.
서류가 가지는 의미는 법적인 관계의 성립을 뜻하지만, 이혼이나 재산관리와 같은 영역에 있어 필요한 선긋기에 불과하다. 혼인 신고 여부가 그 전부터 함께 살아온 두 사람의 일상을 송두리채 바꾸어 놓지는 않는다.
 
'함께 산다' 는 것이 바로 결혼의 알맹이다.
고로 내게 동거란 사실혼 관계, 말 그대로 실질적인 혼인관계이다.



3 ;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동거를 바라보는 시각은 여전히 후지다.
후진 눈으로 바라보는 사람들이나, 후진 생각으로 동거를 하는 애들이나 후지기는 매한가지.
'함께 산다' ; 쉽고 의미와 부담은 적다. 이따위 인식을 편리해서 좋다는 찬성이든 그래서 안된다는 반대든 양쪽이 사이좋게 나눠갖고 있는게 문제다. 정말이지 후져서 참을 수가 없다.  

혼자 태어나 혼자 가는 삶에 누군가와 함께 살을 맞대고 일상을 공유하기로 작정하는 일을 하룻밤 자기삼기 마냥 만만하게 생각하는 것이 문제다. 결혼의 알맹이만 쏙 빼다가 쿨하고 똑똑하게 '일단 살아보고 결정해야지'를 외치는 애들이나, 그 알맹이인 동거를 그 어떤 별다른 숙고도 없이 천박경박하게 여기는 머리굳은 어른들이나.

방송 3사 및 그 외 셀 수 없는 케이블 방송 기자들을 다 데려다 놓고 요란스레 결혼식은 올려놓고 '법적 부부'는 아니었다며 참으로 편리하게 살림을 접는 골빈당 딴따라들, 그리고 그를 본받아 결혼해도 애 낳기 전까지 혼인신고는 하지 말아야 한다고 참으로 똑똑하게도 딸들을 가르치는 아줌마들이 이 나라의 후진 결혼관, 연애관에 일조하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다.



4 ; 세가지 결합

최근에 남녀의 결합에는 총 세가지 형태가 있을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정신적 결합
육체적 결합
사회적, 또는 법적 결합

또 무언가 있을 수 있겠지만, 아직은 잘 모르겠다.



5 ; ultimate

ultimate : 최종적인, 마지막의, 궁극의
요 몇일 여러 모로 되새기고 있는 단어다.

지극히 개인적인, 바로 '나'에 관해 이야기 하자면.
남녀관계에 있어 내가 지향하는 궁극점은 정신적, 육체적, 사회적(법적) 결합에 온전히 다다른 상태로,
한국 사회에서는 아마도 일반적이고 평화로운 혼인 관계에서만이 구축할 수 있는 틀이 아닐까 싶다.
(어디까지나 틀)

그래서, 얼마 전 웹서핑을 하다 읽은 누군가의 청첩장 글귀에서
'저희 두 사람만으로는 부족해 주님께 의지하고 여러분 앞에 약속합니다'* 라는 말이
매우 의미있게 다가왔다.

나는 아마도 주님께 의지할 일은 없겠지만, 종교를 포함해 혼인 당사자들이 몸담고 있는 모든 사회적인 측면을 아울러 결합을 약속하겠다는 의지는 충분히 귀하고 아름다운 것이다. 그리고 부끄러운 내가 바라고 꿈꾸는 것은 그런 귀하고 아름다우며 온전한 결합이다.


그래서, 
나는 동거를 원하지 않을 뿐이다.


* from walkslow
2008/12/11 15:00 2008/12/11 15:00
Tag //

the cookie jar chant

from La Table 2008/12/09 11:47


사용자 삽입 이미지
 

Who stole the cookie from the cookie jar?

mammy stole the cookie from the cookie jar!

who me?

yes you!

couldn't be!

than who?


chocolet chips, peanut butter, macaron, linzer torte, cinamon, fortune cookie, armond cookie, sugar cookies, spice cookie, oatmeal, remon cream, butter finger... :)





the favorite song which i hope to give my children someday
with thousand love songs and sweets :)





2008/12/09 11:47 2008/12/09 11:47

동백 아가씨

from Le Cinéma 2008/12/04 01:03

사용자 삽입 이미지

동백 아가씨
                                     -Lady Camellia 



헤일 수 없는 수 많은 밤, 수많은 낮을, 생 가슴을 도려내는 아픔 속에서 지내셨단다.
그런 가운데서도 허물어져가는 육신을 붙들어 끝끝내 아픈 생을 살아견디신 할머니의 노래는,
어쩌면 허물어져가는 정신을 붙들어야 할 우리 세대에게 보내는 빨갛게 멍이 든 동백꽃이리라.

그 사무친 삶의 담담한 회고 앞에서 나는 그저 듣고 보는 사람이었고, 내내 무력했다.
제대로 담아나 두었는지.

어쩔 도리가 없는 시대의 흐름에 휩쓸려 탓할 것은 그리 타고난 팔자 뿐이었을까.
피를 쏟는 고통과 슬픔의 젊음을 살아 낸 끝으로 스러져가는 노년만이 남았다.
역사의 뒤안으로 짧아져가는 그분들의 그림자를 그래도 알아는 두었으면.    
 
이러한 작업을 계속 해 온 박정숙 감독이 고마웠다.
역시 영상하는 사람들이 똑똑하고, 행동력도 있다 :)




*
소록도는 전라남도 강진에 속하는 곳이고, 그곳 분들은 우리 할머니대의 초 고난위도 전라도 말을 쓰신다.
그래서인지 한국말에 한글 자막이 달려 나오더라. 하지만 외할머니 덕분에 고급 수준의 전라도 사투리를 제2국어로 유창하게 구사할 수 있는 나는 자막을 보지 않고도 할머니가 사용하시는 어휘의 98% 가량을 이해하는 놀라운 청취력을 보였다. 으하하


 


2008/12/04 01:03 2008/12/04 01:03


비가 온다. 오늘보다 추운 내일이 되려나 보다.
내가 사는 건물이 우뚝 솟아있는 동교동 삼거리 아스팔트 도로가 축축 젖었다. 나는 밤 새 차가 달리는 동교동 삼거리가 너무너무 싫지만 그 달리는 자동차 소리가 내게 비를 알려준다는 것은 알고 있다. 젖은 동교동 삼거리는 좋다. 침대에서 빠져나와 배에는 토끼가 등에는 빨간 리본이 그려진 늘어진 노란 티셔츠를 입고 불 꺼진 창가를 몇 번 서성인다. 내가 좋아하는 젖은 동교동 삼거리를 본다. 나는 그 축축하게 젖은 길을 따라 그 손을 잡고 작은 커피와 큰 허니브레드를 사먹으러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입고있는 노란 토끼 티셔츠 위에 눈사람 같은 까만 코트를 입고. 아마도 나가 찬바람을 쐬자 마자, 생각없이 신고 나간 부드러운 신발 끝이 젖어 들자마자 후회하겠지만. 그래도 가고 싶다. 새벽 두시에 그 손을 잡고 신발이야 젖거나 말거나.

게으른 나는 혼자서도 언제나 할 일이 많다. 이 답지 않은 겨울에 나는 조곤조곤하고 두꺼운 옛날 책을 열 두권 읽고 싶고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문법 공부 책 한 권과 단어 공부 책 한 권은 열심히 보고 싶고 이야기를 짓고 노래를 부르고 싶다. 그렇지만 그보다도 단 둘이 북 클럽을 결성해 스물 네권의 책을 읽고 오백년 전부터 꺼내보지 않은 잉글리쉬 그래머 인 유즈와 워드 스마트를 책장에서 꺼내 잘 모르겠다고 설명해달라고 징징대고 싶고 열심히 이야기를 써서 읽어주고 싶고 그 날 아침에 만든 노래 두곡을 차례로 부르게 한뒤 못되게 크리틱해주고 싶다. 그리고 그리고 새벽 두시에 커피를 마시러 가자고 나는 점보 허니 브레드가 먹고 싶다고 떼를 쓰고 싶다. 그럴 수만 있다면 겨우내 다른 일은 아무것도 못해도 빈털이가 되고 새 학기에 무서운 선생님이 쁘띠뜨 네그르 라고 무섭게 혼내도 나는 생글생글 웃으며 뚜바비앙 빠드프로블렘 이라고 외치고 다닐거다.

하지만 오늘 밤 일단 나는 혼자고 일단 내일은 할 일이 있고 약속도 있고 읽을 책도 있으니 헬로 키티가 가득 그려진 이불 속으로 들어가 꼬마 번데기처럼 몸을 말고 자야겠다. 그저 잠들어버리기 전 한가지 오늘 떠난 슬픈 사람과는 그가 아무런 연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가 가진 세계고의 더듬이가 오늘은 좀 무뎠으면 한다. 그도 그냥 꼬마 번데기처럼 몸을 말고 깊이 잠들었으면 좋겠다.



   
 
2008/12/02 02:18 2008/12/02 02:18

연습이 필요해

from Tous Les Jours 2008/11/28 00:26




간결하게 말해봅시다.

무엇이, 왜 싫었고,
무엇이, 왜 좋았는지.

간결하게 말해봅시다.







2008/11/28 00:26 2008/11/28 00:26

I wanna get

from Tous Les Jours 2008/11/24 23:00


I wanna get A strong heart.


강한 심장을 가지고 싶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해 평생을 뛰는
단 하나의.





2008/11/24 23:00 2008/11/24 23:00


1 년을,
천천히 식어가는 욕조인 양 미지근한 속으로 보냈지요.

좋아하는 읽기가 뚝 끊기고
좋아하는 쓰기도 멈추더니
나중엔 살림도 내팽겨쳐두고
그 좋아하던 부엌조차 들여다보질 않았어요

여러 날과 여러 달을,
헤아리기도 부끄러운 수 백, 수 천 시간을 그저 흩뿌리며
어찌나 마뜩찮던지요.

겨우, 아주 조금씩 조금씩
공부를 계속 해 올수 있었던 것이
이 나를 구해주어

돌아오는 해에는,
새로운 학교에서
지금까지 소소하게 이어온 내 공부를
새로이 하게 되었어요.

수 년을 좋은 사람이 하나 없더니,
저 먼 곳에 귀여운 사람도 하나 눈에 띄었고요.

덕분에 이른 새해 소망은,
똑똑하고 예쁜 사람이 되어
사랑을 이루는 겁니다.

사랑하는 내 여러분,
돌아왔어요.



2008/11/22 23:15 2008/11/22 23:15

Hey guys

from Tous Les Jours 2008/11/08 08:31





Coming Soon. :D








2008/11/08 08:31 2008/11/08 08:31